크리스 카터 감독의 '엑스파일 : 나는 믿고 싶다'(The X-Files: I Want To Believe, 2008년)는 2002년 TV 시리즈가 종료된 지 6년 만에 등장한 극장판이다.
FBI의 특수부서에서 외계인, 불가사의한 사건 등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을 다루던 멀더와 스컬리는 이제 더 이상 요원이 아니다.
각 자 다른 일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오랜만에 실종된 FBI 요원을 찾기 위해 다시 만났다.
이 과정에 영적인 신비한 힘을 지닌 신부를 만나게 되고, 이를 통해 괴이한 사건을 접하게 된다.
그렇다고 외계인처럼 신기한 이야기는 아니고, 거의 엽기사건에 가까운 내용이다.
기존 엑스파일 시리즈를 기대한 사람들이라면 마치 '양들의 침묵' 같은 내용에 실망할 수 도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엑스파일 같지 않은 영화 내용 때문에 흥행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그 바람에 후속작을 염두에 뒀던 크리스 카터 감독이나 배우들은 더 이상 엑스파일 극장판을 제작하기 힘들게 됐다.
하지만 엑스파일 시리즈라는 점을 떼어내고 보면 나름 흥미로운 내용이다.
실제했던 일을 모티브로 공들여 조사해서 이야기를 만든 점이 돋보인다.
그러나 팥 없는 단팥빵을 팥빵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처럼, 멀더와 스컬리의 등장만으로 엑스파일이라고 보기에는 기존 시리즈와 많이 다르다.
그 점이 이 작품의 한계이자 특징이기도 하다.
내용이 약간 늘어난 감독판과 극장판 등 두 가지 판본을 수록하고 있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한다.
화질은 윤곽선이 깔끔하고 색감이 잘 살아 있어 괜찮은 편이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제자과정, 특수효과 설명, 삭제장면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아래 캡처 화면 중 일부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음)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영화 속 웨스트버지니아로 나온 곳은 실제로는 캐나다 팸버튼에서 찍었다. 이 장면을 위해 약 70명이 눈밭을 헤맸다.
크리스 카터 감독은 TV 시리즈 제작 당시 각 에피소드가 방영되면 인터넷 게시판을 확인해거나 채팅을 통해 팬들의 반응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이를 반영했다.
멀더 역의 데이비드 듀코브니는 수염을 기를 시간이 없어 가짜 수염을 붙였다. 출입문 양 옆에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FBI 초대 국장이었던 에드가 후버의 사진이 붙어 있다.
극 중 병원으로 나온 곳은 엑스파일 TV시리즈 여러 편에 등장한 팸버튼의 리버뷰 정신병원이다. 이 곳은 제 1 차 세계대전 이후 포탄 소리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용도로 쓰였다.
TV 시리즈는 시즌 1~5를 캐나다에서 찍었고 6~9는 LA에서 촬영,
키스 이상으로 발전하지 않던 멀더와 스컬리는 이 작품에서 한 침대에 든다. 어찌보면 이들은 직장동료이자 배우자인 오피스 스퍼즈인 셈이다. 오피스 와이프, 오피스 허즈밴드의 전형을 일찌감치 보여줬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식 수술을 통해 2개의 머리를 가진 개에 관련된 영상이 실제로 유투브에 있다고 한다.
제작진은 개봉 전에 이야기가 흘러 나가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을 위해 금고에 대본을 보관하고, 매일 아침 스탭에게 쪽대본을 줬다. 또 인터넷에서는 가짜 영화 제작 정보를 흘려 사람들을 교란했다.
그럼에도 일부 내용이 흘러 나가 일일이 인터넷에서 찾아 삭제했다.
엔딩 타이틀을 끝까지 보면 나오는 장면. 과연 이들은 낙원을 찾았을까.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슈퍼35미리로 촬영했고, 밤 장면과 시내 추격장면은 파나비전의 제네시스 카메라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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