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10주년을 기념해 나온 이종용 감독의 '여고괴담 5 동반자살'(2009년)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1편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은 호불호가 갈리면서 부침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섭지 않다는 점이다.
공포물이 공포스럽지 않다면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로 최악이다.
내용은 살아도 함께 살고 죽어도 함께 죽기로 우정 어린 맹세를 한 여고생들에게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같은 맹세를 한 여고생 중에 한 명이 자살하면서 나머지 학생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는 얘기다.
영화는 도대체 죽은 친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을 캐내는 미스터리식 방법으로 접근한다.
각종 추측들이 난무하면서 뜻밖에 사건들이 밝혀지는데 이 과정에서 시리즈 전반에 깔리는 성적에 대한 중압감, 여고생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시기와 질투, 왕따 문제 등이 복선처럼 등장한다.
그러나 모든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고리가 약하고 파편처럼 흩어져 산만하다.
이 중 하나의 주제를 정해 집중적으로 밀고 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갖가지 토픽을 모두 건드리다가 어느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특히 분노의 방향이 갑자기 죽은 아이에게서 다른 친구에게로 돌변하는 등 너무 급격하게 바뀌며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가 돼버렸다.
한마디로 이야기가 매끄럽지 못하고 너무 튄다.
1편에서 귀신이 급격하게 이동하며 보여주는 공포스러운 영상이나 2, 3편의 으스스하면서도 비장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참신한 설정 등이 이 작품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공포스러운 상황과 장면들이 예측 가능한 것들이며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마저 든다.
언론의 평도 좋지 않았는데 얼마나 망한 작품이길래 최악의 평가를 받았는지 궁금했다.
보고 나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다.
이 작품에서도 전작들처럼 오연서, 장경아, 손은서, 송민정, 유신애 등 치열한 경쟁을 뚫고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했다.
그런데 손은서의 일부 대사처리가 어색해 아쉬웠다.
DVD 타이틀은 영화 본편과 부록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의 화질은 그저 그렇다.
지글거리는 현상이 눈에 띄는데 특히 검은 머리카락 등 블랙에서 지글거림이 심하다.
윤곽선도 두껍고 극 중 아이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나 노트북 화면 영상을 보면 불빛 등이 퍼져 보인다.
아무래도 블루레이 타이틀에 익숙하다 보니 DVD 타이틀의 디테일 부족이 더 거슬린다.
음향은 DTS 5.1 채널을 지원한다.
부록으로 이종용 감독과 다섯 여배우의 음성해설, 제작과정과 배우들 대담, 삭제 장면, 포스터 촬영, 시사회, 홍보를 위해 만든 다섯 여배우의 춤이 들어간 UCC 영상, 뮤직비디오 등이 들어 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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