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S 고이어(David S. Goyer) 감독의 '인비저블'(The Invisible, 2007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보이지 않는 존재를 다룬 영화다.
엉뚱한 오해를 받은 주인공 닉(저스틴 채트윈 Justin Chatwin)이 억울하게 폭행을 당해 사경을 헤매면서 그의 영혼이 살아남으려고 자신의 육신을 되살리기 위한 싸움을 다뤘다.
그렇다고 귀신이 초인들처럼 특수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보이지 않는 존재일 뿐이어서 누구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고 형상을 볼 수 없다.
영혼이 된 닉 또한 다른 사람에게 물리적인 위해를 가하지 못한다.
그만큼 제약이 많은 존재다.
언뜻 보면 귀신이라는 주인공의 특성 때문에 공포영화나 공상과학(SF) 영화 같지만 내용은 추리소설에 가깝다.
사라진 닉을 찾기 위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닉을 폭행한 무리들을 옥죄어 들어간다.
하지만 사건 해결의 중요한 변수는 경찰의 수사가 아니라 닉의 존재와 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미스터리물로 보기는 어렵다.
좀 뜬금없기는 하지만 폭행에 가담한 사람들은 서서히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사람이 달라지고, 닉마저도 그토록 미워했던 어머니가 사실은 닉을 아주 많이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변해 간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심리 묘사에 치중한 드라마다.
그러나 그 과정이 그다지 설득력이나 개연성이 높지는 않다.
원작인 스웨덴 소설을 보지 못해서 알 수 없지만 이 작품이 놓친 부분이 있을 듯싶다.
아무래도 귀신의 존재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한계다.
원래 고이어 감독은 각본가로 유명하다.
웨슬리 스나입스(Wesley Snipes)가 출연한 '블레이드' 시리즈와 '맨 오브 스틸'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 '배트맨 비긴즈' 등의 원안 또는 각본을 썼다.
그중에서 '블레이드 3'은 직접 감독까지 했다.
유명 작품의 각본과 원안을 맡은 것을 보면 스토리텔링에 재능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각본과 연출은 엄연히 다르기에 감독으로서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이 작품 또한 그의 연출 이력을 빛낼 만한 영화는 아니다.
무엇보다 긴장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부족하다.
굳이 이런 장면을 넣어야 했을까 싶은 부분들이 눈에 띄면서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늘어졌다.
대표적으로 병원에서 가사 상태인 노인을 만나는 부분은 공포물을 만들게 아니라면 굳이 넣지 않아도 좋았을 만한 장면이다.
또 닉과 여자 친구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도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과 동떨어져서 따로 논다.
이런 장면들은 설계가 잘못돼 삐걱거리는 건물처럼 연출력의 한계로 볼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로 고이어 감독의 아쉬운 연출력을 드러낸 작품이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특별한 잡티나 스크래치 등은 보이지 않지만 DVD 타이틀의 한계 때문에 샤프니스와 디테일이 아쉽다.
특히 중경이나 원경, 어두운 장면의 디테일을 보면 블루레이 타이틀 생각이 많이 난다.
그러나 4K 또는 블루레이와 비교하지 않으면 DVD 타이틀 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음향은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한다.
부록으로 삭제 장면, 감독의 음성해설, 뮤직비디오가 들어 있으며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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