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테마파크인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워터월드 세트였다.
워터월드의 해상 마을 같은 세트를 만들어 놓고 악당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영화처럼 제트스키를 타고 각종 묘기를 부리는 코너다.
더러 객석으로 물을 뿜어대며 재현하는 액션이 제법 볼 만 하다.
하지만 테마파크와 달리 케빈 레이놀즈가 감독한 영화 '워터월드'(Waterworld, 1995년)는 재앙이었다.
케빈 코스트너의 개인 돈 22만 달러도 들어간 이 영화는 1억7,5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
전세계 홍보와 광고 등 마케팅비까지 포함하면 제작비가 얼추 3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미국내 상영으로 벌어들인 돈은 겨우 8,800만 달러다.
해외 상영 수익이 1억7,600만 달러여서 제작비는 겨우 건졌지만 마케팅 등 상영을 위해 쓰인 총 비용에는 턱 없이 모자란다.
영화는 소재나 설정이 독특해 관심을 끌 만 했다.
먼 훗날 물바다가 된 지구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전설로만 전해오는 육지를 찾는 내용이다.
케빈 코스트너는 물 속에서도 숨쉴 수 있는 아가미가 달린 돌연변이 주인공을 맡았다.
국민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 '600만불의 사나이'와 '소머즈'를 방영하던 주말 시간대에 나왔던 '아쿠아맨'과 흡사한 설정이다.
아쿠아맨은 물 속에서도 숨을 쉬며 뱀장어처럼 몸을 꿈틀거려 잠영을 하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케빈 코스트너도 이 영화에서 비슷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소재와 설정만 보면 재미있는데, 영화가 망한 이유는 사공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본은 6명의 작가가 거쳐가며 36번이나 수정됐다.
"이 친구 아니면 출연하지 않겠다"며 케빈 레이놀즈 감독을 고집했던 케빈 코스트너도 막판에는 감독과 의견이 갈렸다.
그렇게 비틀댄 영화는 결국 아쿠아맨의 짝퉁 같은 원맨 히어로의 활약으로 악당들이 모두 사라지고, 이상향을 발견하는 도식적인 줄거리로 끝난다.
다만 수중에서 펼치는 액션들이 기존 작품들과 다른데, 블록버스터로서는 기대만큼 다양하고 많은 액션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는게 문제였다.
'포스트맨'과 더불어 케빈 코스트너의 대표적 망한 작품 중 하나이지만 색다른 소재와 해양 액션 만큼은 눈여겨 볼 만한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드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4K 타이틀은 극장판보다 40분 늘어난 3시간 분량의 확장판을 담고 있다.
확장판에는 주인공 일행이 찾은 마지막 육지가 어디있지 보여준다.
2160p U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기대만큼 좋지는 않다.
지글거림이 보이고 윤곽선이 두터운 편이다.
예전 블루레이보다 디테일이 개선됐지만 장면에 따른 화질 편차가 심하다는 점이 문제다.
음향은 DTS X를 지원하는데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소리의 이동성이 좋고 방향감이 적당하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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