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인비저블 게스트'(Contratiempo, 2016년)는 한 편의 추리소설을 보는 것 같다.
백만장자인 아드리안(마리오 카사스)은 정부와 함께 호텔에 투숙했다가 살인범으로 몰린다.
문을 꼭꼭 걸어 잠근 호텔방이어서 누가 나가거나 들어가기 힘든 상황.
그 안에서 체포된 아드리안은 살인범의 누명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아드리안은 재판에서 져본 적이 없는 유능한 변호사 버지니아에게 도움을 구한다.
버지니아는 필요하다면 증거 조작을 해서라도 아드리안을 구하겠다며 그에게 진실을 들려달라고 요구한다.
이때부터 아드리안은 놀라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사건의 진행 과정이 영락없는 밀실 추리소설이다.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은 드러나지 않은 추악한 진실을 캐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두 남녀의 불륜은 이를 감추기 위한 또 다른 살인사건을 부른다.
그렇다면 불륜의 상대를 죽인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이 과정을 영화는 차근차근 짚어가며 설득력 있게 다뤘다.
그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지나치게 꼬아놓지 않아서 이해하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볼 만하다.
물론 정교한 추리소설과 달리 우연의 얼개가 섞여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영화 전체의 구성을 흔들 만큼 대단한 흠집은 아니다.
복선에 복선을 거듭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결론에 가서 무릎을 탁 칠만큼 반전 스토리를 쏟아 낸다.
그러면서도 밀실 추리소설의 기본을 잘 따랐다.
추리소설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범인이나 유력한 용의자가 결코 느닷없이 등장하는 존재여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즉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범인이 튀어나오면 추리가 아닌 공상과학이나 괴기물이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추리극의 기본을 충실히 따르면서 긴장감 넘치는 카메라 워킹과 편집으로 재미를 선사한다.
새삼 파울로 감독이라는 사람을 다시 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착 가라앉은 어두운 계열의 색감을 부드럽게 잘 살렸다.
돌비 트루 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요란한 액션극이 아니어서 리어 채널의 활용도는 높지 않은 편.
부록으로 이승훈 이재익 김훈종 등 SBS 라디오 PD들이 참여한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뮤직비디오, 예고편 등이 들어 있다.
제작과정은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살인사건의 무대는 한적한 산골에 자리 잡은 호텔이다.
파울로 감독은 밀실 살인사건을 다룬 소설을 읽고 영화를 구상했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 리메이크할 예정이다. 가칭 '사라진 밤'이라는 제목으로 촬영에 들어갔으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등이 나온다고 한다.
파울로 감독은 언론에 공개한 서신 인터뷰를 통해 여변호사 역할로 봉준호 감독의 '마더'에 출연한 김혜자를 추천했다.
주인공의 정부이면서 매혹적인 악녀를 연기한 바바라 레니.
촬영은 사비 지메네즈가 맡았다.
1975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파울로 감독은 스페인에서 손꼽히는 차세대 유망주이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긴장감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밀실 살인의 공식을 잘 따랐다.
마리오 카사스가 위기에 빠진 백만장자를 연기했다.
스페인이 무대여서 현지 풍경을 보는 맛이 있다.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보인다.
파울로 감독은 이 작품이 정의와 복수를 다뤘다고 했다. 어찌 보면 위기의 순간에 도망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이 빚은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산속 호텔 장면은 발데누리아에서 촬영.
변호사 역할로 등장한 안나 와게너.
주인공이 정부와 여행을 떠난 장면은 스페인의 비에르게에서 촬영.
|
|||||||||||||||||
예스24 | 애드온2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벤져스: 4K 블루레이 (6) | 2018.11.12 |
---|---|
분노의 질주3-패스트 앤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4K 블루레이) (8) | 2018.11.04 |
분노의 질주(4K 블루레이) (8) | 2018.10.24 |
그 후(블루레이) (0) | 2018.10.20 |
와이키키 브라더스(블루레이) (0) | 2018.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