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페로의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녀의 저주에 걸려 물레에 찔린 공주가 100년 동안의 긴 잠에 빠지고, 멋진 왕자가 나타나 마녀를 물리친 뒤 키스로 공주의 저주를 풀어준다는 낭만적인 내용이다.
월트 디즈니가 만든 애니메이션 '잠자는 숲속의 공주'(Sleeping Beauty, 1959년)는 뻔한 내용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되살린 작품이다.
특히 블루레이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무려 50년 전 작품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깨끗한 화질.
1080p 풀HD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2.50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한다.
완벽한 디지털 복원 작업을 거친 탓에 요즘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화질은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며 색감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디즈니 인핸스드 사운드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훌륭하지만 서라운드 효과가 그렇게 두드러진 편은 아니다.
음량도 약간 작다.
특히 2장으로 구성된 풍성한 부록에 꼼꼼하게 들어가 있는 우리말 녹음 및 한글 자막은 제대로 만든 블루레이 타이틀이 어떤 것인 지 보여준다.
우리말 자막과 녹음을 선택할 수 있는 영화 본 편을 비롯해 우리말로 녹음된 음성해설, 제작과정 등에 수록된 한글 자막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부록을 보게 만든다.
한마디로 소장가치가 높은 잘 만든 블루레이 타이틀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화려한 그림체가 특징. 주요 작화가인 아이빈드 얼이 페르시아에서 시작된 고딕 양식에 흠뻑 빠졌기 때문에 중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마녀의 목소리는 디즈니가 선호했던 엘레노어 오들리가 연기. 그는 신데렐라에서 계모 목소리 연기를 했다. 오들리는 목소리 뿐 아니라 작화가들을 위해 실사 연기까지 했다.
오들리는 처음에 마녀 역을 거절했다. 이유는 당시 결핵을 앓아서 기침이 심했기 때문. 녹음 직전 상태가 호전돼 작품에 참여했다.
이 작품은 당시로서는 거액인 600만달러를 들여 6년 동안 제작됐다. 일단 흥행은 성공했으나 워낙 큰 돈이 들어 수익을 남기지는 못했다.
주인공인 오로라 공주 연기를 위해 두 사람이 동원됐다. 목소리는 메리 코스타가 담당. 오페라에도 출연한 그는 노래를 잘 불렀다.
오로라 공주가 춤추는 장면은 몸 동작이 우아하기로 유명한 발레리나 출신의 헬렌 스탠리가 실사 연기를 했다. 월트 디즈니가 선호한 그는 장편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신데렐라의 실사 연기를 했다.
월트 디즈니는 차이코프스키의 같은 제목 발레곡을 듣고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만들었다. 주제가 'Once Upon a Dream'이 널리 알려졌다.
월트는 음향에 관심이 많아 당시 세계에서 녹음 시설이 가장 훌륭했던 독일까지 날아가 4중 트랙으로 사운드를 녹음했다.
필립 왕자 목소리는 팝 가수였던 빌 셜리가 담당.
이 작품은 잉크를 사용한 작품으로는 매우 정교하고 색깔이 곱기로 유명하다. 특히 디즈니는 작품 제작에 필요한 각종 잉크를 직접 만들어 쓰기로 유명했다. 아예 잉크 제작실이 따로 있을 정도.
아리따우면서 가냘픈 미녀, 못된 마녀, 용감한 왕자에 불을 뿜는 용까지 서양 동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요소들은 모두 등장한다.
오로라 공주의 성은 유명한 TV 쇼 디즈니랜드 시작 화면에 나오는 바로 그 성이다. 지금은 디즈니의 상징이 됐다.
월트 디즈니는 이 작품을 워낙 좋아해 55년 디즈니랜드 개장 때 이 작품 속 성을 그대로 만들어 입구로 사용했다. 개장 당시에는 성 안에 구조물이 없었으나 2년 뒤 관람 코스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70, 79, 86년에도 극장 개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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