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은 성서에서부터 정복욕을 자극하는 사악한 존재로 나온다.
다윗의 돌팔매에 쓰러진 골리앗부터 그리스 신화 속 율리우스가 상대한 외눈박이 거인까지 그들은 모두 정의롭고 용맹한 작은 인간들을 위한 제물이었다.
그만큼 거인들의 이야기는 미지의 커다란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불굴의 용기로 끝없이 도전할 것을 자극하는 소재로 즐겨 쓰였다.
영국 민화인 '잭과 콩나무'도 마찬가지.
이를 토대로 만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잭 더 자이언트 킬러'(Jack the Giant Slayer, 2013년)는 컴퓨터로 만든 만화같은 작품이다.
하늘로 치솟은 콩나무 때문에 거인들이 땅으로 내려와 인간을 잡아먹는 재앙이 벌어지고, 이를 잭이 막아내는 내용.
뻔한 줄거리를 메꾸는 것은 결국 무지막지한 거인들과 맞서 싸우는 인간들의 활극이다.
이를 위해선 거인들은 더 흉포하고 거대해 보여야 하며, 인간들은 날렵하고 정의롭게 보여야 한다.
그래서 CG로 만든 거인들은 거대한 사람이라기보다 이끼 낀 바위처럼 울퉁불퉁하고 인간을 물어뜯는 흉폭함이 '반지의 제왕'의 오거에 가깝다.
반면 니콜라스 홀트, 이완 맥그리거, 엘리너 톰린슨이 연기한 잭과 공주, 공주를 지키는 기사는 선남선녀들만 추렸다.
이들의 대결은 훌륭한 CG 기술이 없으면 재현할 수 없을 만큼 스케일이 크며 아슬아슬하다.
특히 땀구멍까지 보일 정도로 클로즈업 시킨 거인의 얼굴을 보면 새삼 CG의 기술력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아바타' 등 숱한 영화들에서 하도 CG 캐릭터를 보다 보니, 이젠 식상하게 느껴진다.
물론 영화적 성격과 소재 때문에 CG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이야기지만, 만화나 다를 바 없는 컴퓨터그래픽 투성이의 영상을 보노라면 감독과 배우보다는 컴퓨터의 노력만 보인다.
그런 점에서 크게 향상된 CG가 놀랍긴 하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스트레스와 피로감만 불러온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화질이 좋다.
거인의 땀구멍까지 표현한 CG 영상이 칼 끝 같은 윤곽선과 함께 재현된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특히 묵직한 저음으로 울리는 거인의 발걸음을 들어보면 무게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삭제장면, 개그릴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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