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의 6호 (블루레이)

DVD 시절에는 크게 어색하거나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던 작품들이 블루레이로 넘어오면서, 떨어지는 영상 퀄리티가 두드러져 보이는 등 단점이 부각되는 작품들이 있다.
마에다 마히로 감독의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OVA) 시리즈로 나온 '청의 6호'(1998년)가 그런 경우다.

총 4부작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먼 미래의 바다 밑 돌연변이 생명체들과 인류 연합 잠수함대의 싸움을 그리고 있다.
물에 잠긴 해저 세계에서 미래형 잠수함들과 각종 무기류와 뒤섞인 돌연변이 해양 생물 등이 전투를 벌이는 모습 등 원작자의 독특한 세계관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원작은 오자와 사토루가 1976년 '소년 선데이'에 연재했던 만화다.
물론 이를 그대로 OVA로 만든 것은 아니고, 원작과 많이 다르다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뜯어 고쳤다.

하지만 싸움 보다는 화해로 대결을 해소하려는 시도 등 평화를 중시한 작가의 세계관은 그대로 살렸다.
그렇다 보니 해양 액션 대작이나 요란한 전쟁물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여기에 그림도 문제다.
제작 당시 기준으로 보면 컴퓨터그래픽과 손그림이 결합된 앞선 작품이지만, 지금 기준으로 보면 컴퓨터그래픽이 영 어색하다.

폭발처리 등을 보면 AT 시절 컴퓨터 게임을 보는 것처럼 어설프다.
화질이 좋지 못한 DVD 타이틀에서는 뛰어나지 못한 그래픽 등이 어느 정도 묻혔지만, 미세한 디테일까지 속속들이 드러나는 블루레이에서는 여지없이 한계가 노출된다.

손그림도 퀄리티가 높은 편은 아니어서 비단 CG만 탓할 게 아니다.
여기에 손그림과 CG의 이질감도 두드러져 보이는 편.

하지만 요즘 작품이 아닌 15년 전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봐야 한다.
그래도 밋밋한 구성과 스토리, 캐릭터의 모호함 등 작품 자체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1080p 풀HD의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DVD보다는 월등 좋지만 윤곽선도 두텁고 그림이 깔끔하지 못하다.

돌비트루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좋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타이틀은 한 장에 4편의 에피소드가 모두 들어 있고, 다른 한 장에 감독 인터뷰와 원작자 인터뷰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부록은 모두 블루레이 출시를 위해 새로 제작된 것들이어서 과거 DVD 타이틀에는 없는 내용들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손그림인 2D와 컴퓨터그래픽인 3D 그림이 잘 섞이지 못하고 이질감이 두드러진다.

CG로 만든 건물 등 배경도 어색하다. 화질이 좋으니 떨어지는 퀄리티가 두드러져 보인다. 메카닉 디자인은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등에서 메카닉 디자인을 맡고, 소니의 로봇개 '아이보'를 디자인한 카와모리 쇼지가 맡았다.

잠수함인 청의 6호의 모습. 당시 어뢰 발사 궤적 등을 잘 표현했다고 했으나 폭발시 크게 일어나는 물보라 등은 어색하다.

해양생명체가 돌연변이 무기로 진화했다는 설정 등 작가의 작품관이 독특하다.

원작 만화가인 오자와 사토루는 1936년생으로, 소년선데이에 '서브머린 707'을 1963~65년에 연재했으며, '청의 6호'는 1976년 1~11월 연재했다. 청의 6호는 소년선데이 연재작 중 최단 기간에 막을 내린 작품이다.

고래나 상어 등 해양 생물이 거대전함 등 생체 병기로 진화했다는 설정. 마에다 마히로 감독은 이 작품으로 감독 데뷔했다.

가라앉는 잠수함. 물 표현이나 폭발 등이 어설프다. DVD에서 우물거려 잘 들리지 않던 대사도 또렷하게 들리도록 음질 또한 DVD 보다 개선됐다.

이야기도 늘어진다. 마히로 감독은 1960년대 원작만화와 오자와가 새로 그린 '신 청의 6호'를 토대로 했다.

원작 만화가 단명한 이유는 당시 소년선데이 편집부와 원작자 사이에 갈등 때문이다. 소년선데이는 주적 개념을 분명히 해 제 2차 세계대전 스타일의 전쟁 만화를 그려 주기를 원했으나 원작자는 화해와 소통을 중시했다.

		청의 6호 Vol.1，2 (dts) 마에다 마히로 청의 6호 : 블루레이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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