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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제로 다크 서티(4K 블루레이)

울프팩 2019. 8. 19. 06:00

2011년 5월2일 미국이 실시한 '넵튠 스피어' 작전은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이를 위해 미 해군 특수전 부대인 네이비실 중에서도 최고 정예인 6팀, 약칭 데브그루(Devgru)인 미 해군특수전개발단 대원 24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칠흙같은 밤, 미군의 비밀 병기인 스텔스 헬기 2대에 나눠타고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알려진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로 날아갔다.

사전에 파키스탄 정부에도 알리지 않고 대원들도 작전 당일까지 목표가 누구인지 모를 만큼 철저하게 은폐된 비밀작전이었다.


아보타바드의 주택을 급습한 대원들은 약간의 총격전이 있기는 했지만 30분만에 빈 라덴과 그의 아들을 사살했다.

이후 대원들은 빈 라덴의 시신을 가져갔다.


이 과정은 대원들의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위성으로 백악관에 생중계됐으며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이를 고스란히 지켜봤다.

미국은 빈 라덴의 시신을 신원 확인 후 항공모함 칼빈슨호에서 무거운 추를 매달아 인도양에 수장시켰다.


이 과정을 고스란히 재현한 영화가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제로 다크 서티'(Zero Dark Thirty, 2012년)다.

제목은 아주 깜깜해서 야습하기 좋은 시각인 밤 12시30분을 의미한다.


넵튠 스피어 작전과 이 영화로 덕을 본 사람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작전은 오바마 정부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며 지지율을 끌어 올렸고 2012년 대선 직전 개봉한 영화 역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미 공화당은 선거 직전 이 영화의 개봉을 반대했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만큼 사실 재현에 충실했다.


실제 작전에 참가한 실존 인물들의 기록과 인터뷰를 토대로 철저하게 사실에 가깝도록 시나리오를 구성했고, 무기와 병기, 빈 라덴의 은신처 등을 위성사진 등 기록물을 참고해 그대로 만들었다.

심지어 미국 CIA가 빈 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내기 위해 아랍인들을 고문하는 내용도 고스란히 묘사했다.


어찌보면 감독이 미국의 치부를 드러낸 것일 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안보를 위해 비인간적인 고문을 용인하는 것처럼 비쳤다고 비난했다.

아닌게 아니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고는 하지만 극 영화이다보니 분명 미국의 시각에 치우친 점이 있다.


원래 극 영화는 관객이 주인공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따라가고 메시지를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영화 속에 드러난 감독의 시각은 은연중에 테러리스트 처단을 이유로 국제법을 위반하고 인권을 무시한 미국의 행위를 옹호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CIA에서 전폭적으로 이 영화 제작에 협조했을 이유가 없다.

그 바람에 미 공화당은 지나치게 민감한 CIA 정보까지 제작진에게 준 것이 아니냐며 안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덕분에 막판 진행되는 빈 라덴 암살작전은 실제 현장 중계를 보는 것처럼 실감난다.

특히 대원들의 야시경 영상을 그대로 재현해 리얼리티를 높였다.


그 만큼 이 영화의 사실성은 아주 뛰어나다.

논란이 분분한 이 작품의 정치적 메시지나 편향된 시각은 할리우드 영화라는 점을 십분 감안해 보면서 자체 필터링 하는 수 밖에 없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아주 좋다.


무엇보다 디테일이 뛰어나고 색감이 자연스럽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간헐적인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소리의 이동감과 방향성이 좋다.

1080p 풀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도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명암대비가 좋아서 어두운 밤 펼치는 작전 장면이 아주 실감난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잘 돼 있어서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특히 폭발음이 위력적이다.

부록으로 김세윤 영화전문 방송작가와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PD의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세트, 액션장면 촬영, 배우와 배경 설명 등 다양한 부록들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영화는 초반에 9.11 테러때 희생자들의 전화 통화 내용을 내보내며 시작된다. 제작진은 이 육성을 유족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사용해 항의를 받았다.

CIA는 고문을 금지한 미국법을 피하려고 해외 미군기지에서 테러 관련 용의자들에게 대한 고문을 실시했다.

CIA는 비밀 감옥을 설치한 해외 기지들을 블랙사이트라고 불렀다.

파키스탄 장면은 테러 위협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로 주로 인도 찬디가르에서 찍었다.

제시카 차스테인이 연기한 주인공 마야는 2명의 CIA 여성요원을 섞었다. 그의 동료 제시카는 제니퍼 리 매튜스라는 CIA 요원을 토대로 만든 캐릭터다.

거짓 정보에 속아 CIA 요원들이 테러를 당한 사건은 마치 테러리스트 색출을 위한 CIA의 고문을 정당화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일 수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이 숨어 있던 은신처는 요르단 사막에 실제와 똑같이 만든 세트다. 빈 라덴은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두 시간 떨어진 현지인들의 휴양 도시 아보타바드에 숨어 있었다.

그래서 미국은 파키스탄 정부를 믿지 않았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미국과 알카에다 모두와 거래하며 실리를 취하는 것으로 봤다.

빈 라덴의 은신처를 최종 확인한 것은 어린이들에게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는 의사였다. 그가 제공한 DNA 정보를 통해 미국은 빈 라덴이 이 곳에 숨어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하지만 이후 파키스탄 국경지대 주민들은 의사들을 의심해 아이들의 백신 접종을 피하면서 소아마비 발병률이 증가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해당 의사를 반역죄로 체포해 투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은 야시경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개조한 야시경 렌즈를 촬영용 카메라에 부착해 촬영했다.

미국은 소리를 최대한 억제한 비밀병기인 스텔스 헬기 2대를 작전에 투입했다. 그 중 1대가 빈 라덴의 집 마당에 착륙하다가 건물 벽에 부딪친 바람이 만들어낸 난기류에 휘말려 추락했다. 미군들은 다치지 않았으나 회수가 불가능한 헬기를 폭파했다. 현장에 꼬리 날개만 남았는데 이를 토대로 형태를 유추해 모형을 만들어 촬영했다.

미국은 빈 라덴의 시신을 서둘러 수장하고 사망 관련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파키스탄 등지에서는 아직도 빈 라덴이 살아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제로 다크 서티 : 스틸북 3종 한정판 : 블루레이
제로 다크 서티 (2Disc 4K UHD 2D 한정판)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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