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마니'(http://wolfpack.tistory.com/entry/마니)와 '찢겨진 커튼'(http://wolfpack.tistory.com/entry/찢겨진-커튼)이 잇따라 실패하자 초조했다.
그동안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들어 돈도 많이 벌고 명성도 쌓았지만 여전히 인기와 명예에 목이 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007 시리즈 같은 스파이 스릴러를 기획했다.
바로 '토파즈'(Topaz, 1969년)다.
레온 유리스가 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1962년 10월 실제로 일어났던 쿠바 미사일 사태를 둘러싼 첩보전을 그리고 있다.
소재만 실제 사건이 아니라 내용도 상당 부분 실화다.
작가 레온 유리스는 실제 프랑스 정보원이었던 필립 드 보졸리를 바탕으로 원작 소설을 써서 크게 성공했다.
보졸리는 CIA를 위해 쿠바에서 소련의 미사일 도입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에서는 보졸리의 정보를 신뢰하지 않았다.
보졸리가 정보의 출처를 끝까지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졸리는 프랑스 정부에 소련 스파이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정보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에 따르면 그의 정보원은 쿠바의 최고 지도자였던 피델 카스트로의 여동생인 후아니타 카스트로였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후아니타가 2009년 미국에서 출간한 자서전에도 이 같은 내용이 나온다.
후아니타는 적발될 위기에 처하자 나중에 미국으로 망명했다.
재미있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영화는 그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한 주인공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
무명배우 프레데릭 스태포드가 연기한 표정변화가 적고 뻣뻣한 주인공은 007 제임스 본드 같은 매력적인 스파이를 봐 온 사람들에게는 아주 실망스럽다.
'찢겨진 커튼'보다는 플롯의 설정이 치밀하고, 007을 흉내내 각종 첩보용 장비들이 등장하지만 총격전이나 주먹다짐 한 번 없다보니 밋밋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엔딩도 싱거운 편.
결국 이 작품은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실패하며 히치콕에게 또 한 번 재앙이 됐다.
영화 작업을 같이 하며 히치콕과 앙숙이 된 원작자 레온 유리스는 영화의 실패 이유를 "히치콕이 스파이 세계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인상적인 장면은 있다.
여인이 죽는 장면에서 드레스가 꽃처럼 펼쳐지는 장면을 부감샷으로 잡은 장면은 히치콕 특유의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명장면이다.
하지만 그 외 배우들의 연기나 구성 모두 히치콕 이름에 미치지 못한 작품이다.
유니버셜에서 내놓은 히치콕 컬렉션 화이트 디지팩에 포함된 DVD 타이틀은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한다.
화질은 필름잡티가 그대로 보이는 등 그저 그렇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한글 자막을 지원하는 다큐멘터리와 또다른 엔딩이 들어 있다.
또다른 엔딩은 한글 자막이 없지만 다큐멘터리에 해당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상관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히치콕은 여전히 야외 촬영을 싫어해 많은 부분을 스튜디오에서 찍었지만 어쩔 수 없이 야외촬영을 해야 하는 부분은 덴마크 코펜하겐과 프랑스 파리에서 찍었다. 초반 KGB 의장의 망명은 존 르 카레의 소설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연상케 한다. 아닌게 아니라 히치콕은 레온 유리스가 "스파이 세계를 모른다"는 지적이 마음에 걸려 CIA 전직 직원 조지 호컨 등에게 자문을 구하고, 1965년 제작된 영화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수 차례 봤다. 주인공을 맡은 프레데릭 스태포드와 부인 역의 발레리나 출신 대니 로빈. 원작자인 레온 유리스는 영화화 된 소설 '엑소더스'를 쓰기도 했다. 사실성 높은 냉전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히치콕은 1962년 10월 발생한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쿠바의 카스트로, 구 소련의 흐루시초프와 대결을 벌인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에게 매료돼 이 작품을 구상했다. 히치콕은 케네디 지지자였다. 히치콕은 영화화를 위해 원작자 레온 유리스를 만났다. 유리스는 만나기 전에 히치콕을 존경했지만 만나고 나서는 인상이 바뀌었다. 유리스는 히치콕이 과민하고 제멋대로이며 군림하려 든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레온 유리스는 히치콕과 숙소 문제로 대판 싸웠다. 유리스는 자기가 좋아하는 호텔에 묵고 싶었으나 히치콕이 다른 호텔의 스위트룸을 잡아 놨기 때문. 히치콕은 작가들을 아주 가까운 곳에 머물게 하며 친구로 만들었다. 심지어 휴가지에도 데려갈 정도였으나, 유리스를 이를 불편하게 여겼다. 여기에 히치콕은 유리스를 만나서 "25년 동안 섹스를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유리스는 이를 품위없는 고백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유리스는 대본 작업을 하던 중 의견 충돌로 히치콕과 원수가 됐다. 주인공을 돕는 쿠바의 정보원 후아니타를 연기한 라틴계 독일 배우 카린 도르. 그는 '007 두 번 산다'에도 출연했다. 위풍당당한 음악은 유명 작곡가 모리스 자르가 맡았다. 히치콕은 러브 씬에서 남녀 주인공의 상반신을 모두 드러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도르의 몸에 커다란 수술자국이 있고, 스태포드 또한 폐 수술을 받아 가슴을 가로지르는 흉터가 있어서 어깨 위로만 찍었다. 쿠바의 혁명 영웅 체 게바라. 기록물에서 가져온 영상이다. 피델 카스트로의 연설 장면도 마찬가지로 기록영상에서 가져왔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스타가 없다는 점이다. 전작인 '찢겨진 커튼'에서 폴 뉴먼과 줄리 앤드류스에게 데인 히치콕은 이 작품에서 아예 무명배우 위주로 갔다. 여인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모습을 부감으로 잡은 이 장면은 아주 아름답다. 여인의 드레스가 꽃처럼 펼쳐지며 마치 피가 번지는 것 처럼 보인다. 이를 위해 히치콕은 드레스에 5줄의 실을 연결해 5명이 잡아당기도록 했다. 히치콕은 개봉에 앞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비공개 시사회를 가졌다. 관객 대부분을 레온 유리스의 팬들 중에 골랐는데, 이들은 유리스의 원작과 다르자 화를 냈다. 그 바람에 히치콕은 엔딩을 2번이나 고쳤다. 원래 엔딩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었으나 비공개 시사회에서 바보같다는 지적이 나와 프랑스 정부에 숨어 있는 스파이가 구 소련으로 탈출하는 내용으로 바꿨다. 그러나 이 역시 호응을 얻지 못하자 정지 화면이 나오는 DVD 타이틀 엔딩으로 바꿨다.
그동안 수십 편의 영화를 만들어 돈도 많이 벌고 명성도 쌓았지만 여전히 인기와 명예에 목이 말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007 시리즈 같은 스파이 스릴러를 기획했다.
바로 '토파즈'(Topaz, 1969년)다.
레온 유리스가 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1962년 10월 실제로 일어났던 쿠바 미사일 사태를 둘러싼 첩보전을 그리고 있다.
소재만 실제 사건이 아니라 내용도 상당 부분 실화다.
작가 레온 유리스는 실제 프랑스 정보원이었던 필립 드 보졸리를 바탕으로 원작 소설을 써서 크게 성공했다.
보졸리는 CIA를 위해 쿠바에서 소련의 미사일 도입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에서는 보졸리의 정보를 신뢰하지 않았다.
보졸리가 정보의 출처를 끝까지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졸리는 프랑스 정부에 소련 스파이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정보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에 따르면 그의 정보원은 쿠바의 최고 지도자였던 피델 카스트로의 여동생인 후아니타 카스트로였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후아니타가 2009년 미국에서 출간한 자서전에도 이 같은 내용이 나온다.
후아니타는 적발될 위기에 처하자 나중에 미국으로 망명했다.
재미있는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영화는 그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가장 중요한 주인공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
무명배우 프레데릭 스태포드가 연기한 표정변화가 적고 뻣뻣한 주인공은 007 제임스 본드 같은 매력적인 스파이를 봐 온 사람들에게는 아주 실망스럽다.
'찢겨진 커튼'보다는 플롯의 설정이 치밀하고, 007을 흉내내 각종 첩보용 장비들이 등장하지만 총격전이나 주먹다짐 한 번 없다보니 밋밋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엔딩도 싱거운 편.
결국 이 작품은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실패하며 히치콕에게 또 한 번 재앙이 됐다.
영화 작업을 같이 하며 히치콕과 앙숙이 된 원작자 레온 유리스는 영화의 실패 이유를 "히치콕이 스파이 세계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인상적인 장면은 있다.
여인이 죽는 장면에서 드레스가 꽃처럼 펼쳐지는 장면을 부감샷으로 잡은 장면은 히치콕 특유의 미적 감각이 돋보이는 명장면이다.
하지만 그 외 배우들의 연기나 구성 모두 히치콕 이름에 미치지 못한 작품이다.
유니버셜에서 내놓은 히치콕 컬렉션 화이트 디지팩에 포함된 DVD 타이틀은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한다.
화질은 필름잡티가 그대로 보이는 등 그저 그렇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한글 자막을 지원하는 다큐멘터리와 또다른 엔딩이 들어 있다.
또다른 엔딩은 한글 자막이 없지만 다큐멘터리에 해당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상관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히치콕은 여전히 야외 촬영을 싫어해 많은 부분을 스튜디오에서 찍었지만 어쩔 수 없이 야외촬영을 해야 하는 부분은 덴마크 코펜하겐과 프랑스 파리에서 찍었다. 초반 KGB 의장의 망명은 존 르 카레의 소설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연상케 한다. 아닌게 아니라 히치콕은 레온 유리스가 "스파이 세계를 모른다"는 지적이 마음에 걸려 CIA 전직 직원 조지 호컨 등에게 자문을 구하고, 1965년 제작된 영화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수 차례 봤다. 주인공을 맡은 프레데릭 스태포드와 부인 역의 발레리나 출신 대니 로빈. 원작자인 레온 유리스는 영화화 된 소설 '엑소더스'를 쓰기도 했다. 사실성 높은 냉전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히치콕은 1962년 10월 발생한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쿠바의 카스트로, 구 소련의 흐루시초프와 대결을 벌인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에게 매료돼 이 작품을 구상했다. 히치콕은 케네디 지지자였다. 히치콕은 영화화를 위해 원작자 레온 유리스를 만났다. 유리스는 만나기 전에 히치콕을 존경했지만 만나고 나서는 인상이 바뀌었다. 유리스는 히치콕이 과민하고 제멋대로이며 군림하려 든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레온 유리스는 히치콕과 숙소 문제로 대판 싸웠다. 유리스는 자기가 좋아하는 호텔에 묵고 싶었으나 히치콕이 다른 호텔의 스위트룸을 잡아 놨기 때문. 히치콕은 작가들을 아주 가까운 곳에 머물게 하며 친구로 만들었다. 심지어 휴가지에도 데려갈 정도였으나, 유리스를 이를 불편하게 여겼다. 여기에 히치콕은 유리스를 만나서 "25년 동안 섹스를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유리스는 이를 품위없는 고백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유리스는 대본 작업을 하던 중 의견 충돌로 히치콕과 원수가 됐다. 주인공을 돕는 쿠바의 정보원 후아니타를 연기한 라틴계 독일 배우 카린 도르. 그는 '007 두 번 산다'에도 출연했다. 위풍당당한 음악은 유명 작곡가 모리스 자르가 맡았다. 히치콕은 러브 씬에서 남녀 주인공의 상반신을 모두 드러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도르의 몸에 커다란 수술자국이 있고, 스태포드 또한 폐 수술을 받아 가슴을 가로지르는 흉터가 있어서 어깨 위로만 찍었다. 쿠바의 혁명 영웅 체 게바라. 기록물에서 가져온 영상이다. 피델 카스트로의 연설 장면도 마찬가지로 기록영상에서 가져왔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스타가 없다는 점이다. 전작인 '찢겨진 커튼'에서 폴 뉴먼과 줄리 앤드류스에게 데인 히치콕은 이 작품에서 아예 무명배우 위주로 갔다. 여인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모습을 부감으로 잡은 이 장면은 아주 아름답다. 여인의 드레스가 꽃처럼 펼쳐지며 마치 피가 번지는 것 처럼 보인다. 이를 위해 히치콕은 드레스에 5줄의 실을 연결해 5명이 잡아당기도록 했다. 히치콕은 개봉에 앞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비공개 시사회를 가졌다. 관객 대부분을 레온 유리스의 팬들 중에 골랐는데, 이들은 유리스의 원작과 다르자 화를 냈다. 그 바람에 히치콕은 엔딩을 2번이나 고쳤다. 원래 엔딩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었으나 비공개 시사회에서 바보같다는 지적이 나와 프랑스 정부에 숨어 있는 스파이가 구 소련으로 탈출하는 내용으로 바꿨다. 그러나 이 역시 호응을 얻지 못하자 정지 화면이 나오는 DVD 타이틀 엔딩으로 바꿨다.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트 레이서 (0) | 2013.06.05 |
---|---|
마이티 하트 (0) | 2013.06.01 |
찢겨진 커튼 (2) | 2013.05.04 |
돈의 맛 (블루레이) (4) | 2013.04.18 |
파괴자들 (블루레이) (2) | 2013.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