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타티 감독의 코미디 '플레이타임'(Playtime, 1967년)은 당황스런 영화다.
별다른 줄거리 없이 상황만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소음과 특정 인물에 얽매이지 않는 에피소드가 기존 영화와 많이 다르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말소리까지 묻어버릴 정도로 크게 울리는 소음이다.
의자에 앉을 때 쿠션이 꺼지는 소리, 발소리, 문여닫는 소리와 각종 기계장치 소리 등 생활에서 울리는 각종 소음들을 부각해 늘 보고 듣는 일상을 새로운 느낌으로 접하게 한다.
여기에 특정한 줄거리보다 4컷짜리 만화처럼 순간 순간 상황이 빚어내는 에피소드식 웃음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특별한 사건이나 별다른 이야기 없이 흘러가는 영화가 밋밋함을 넘어 당혹스러울 수 있다.
그 바람에 이 영화는 엄청난 제작비를 들이고도 흥행에 실패했다.
자크 타티는 영화 속 상황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도로와 각종 건물, 전기시설까지 갖추는 등 아예 타티빌이라는 마을을 세트로 제작했다.
여기에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70mm 시네마스코프 필름으로 촬영하는 바람에 돈이 더 들었다.
결국 타티는 이 영화로 나중에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당시는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찬찬히 보면 현대인의 삶을 분석해 재해석한 타티의 독특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이 작품 속에서는 카메라가 주인공만 고집하지 않는다
비록 타티가 윌로라는 그의 작품 여러 편에서 활약한 상징적인 주인공을 맡고 있지만 카메라는 그를 꼭 중심에 놓지 않으며 여러 사람, 특히 다중의 다양한 행동을 한 프레임안에서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이 작품의 나이트클럽 장면을 보면 마치 '윌리를 찾아라'의 한 페이지를 보는 것 처럼 수 많은 사람들이 다채로운 행동을 벌이며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한 프레임 안에서 만들어낸다.
이를 영화평론가들은 '타티식 민주주의'라고 이름 붙였다.
뿐만 아니라 청소기, 공항, 슈퍼마켓과 아파트 등 현대인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대상들을 재미있게 희화해 사물과 이를 바라보는 우리네 시각을 새롭게 환기시킨다.
즉, 익숙한 세상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보게 만들고 그 안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찾아내 웃을 수 있는 점이 바로 타티식 코미디의 묘미다.
그 중에서도 '플레잉타임'은 소리부터 영상까지 타티 코미디의 모든 것을 모아 놓은 결정판이다.
이 작품을 보다 보면 처음에는 타티의 영화가 당황스럽고 낯설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익숙해져 가벼운 웃음과 함께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다.
타티가 연기한 윌로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 허둥거리면서도 결코 화내거나 누굴 탓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긍정의 힘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위대한 영화인은 훗날 '미스터 빈'을 비롯해 여러 코미디물에 영향을 미쳤고, '일루셔니스트'라는 애니메이션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은 케이스에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이라고 돼 있지만, 실제로는 레터박스 포맷이다.
단순 표기 오류인 지, 일부러 거짓말한 것인지 모르겠다.
영상은 화면이 위, 아래로 떨리는 등 불안정하고 디테일도 세밀하지 못하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본명이 자크 타티세프인 자크 타티는 원래 러시아계로, 할아버지때 프랑스로 건너 왔다. 현대인들의 아파트 생활을 마치 투시도처럼 다뤄 희화화한 장면. 인물들의 시선이 마치 이웃의 상황을 지켜보는 듯하다. 이런 장면에서는 특히 주의깊게 관찰하듯 카메라의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된다. 문손잡이를 붙잡고 있다가 유리가 박살나 어쩔 수 없이 손잡이를 들고 있는데, 문이 있는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이 그가 들고 있는 손잡이를 당긴 뒤 들어온다. 자크 타티의 소소한 유머는 이런 식이다. 나이트클럽의 철제 등받이 문양이 앉아 있던 사람의 등에 새겨진 모습. 자크 타티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정확히 흉내내는데 능해서 마임니스트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던 중 제 2 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타티는 전쟁에 참전한다. 종전 후 돌아와 카바레 무대에 서다가 영화를 만들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아버지가 머리를 때리려고 손을 휘두르자 아이가 자라목처럼 커다란 외투속으로 머리를 감춰버렸다. 1908년생인 타티는 82년 사망할 때 까지 장편 6편, 단편 4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쓸데없이 헤드라이트를 장착한 청소기. 자크 타티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행동이나 사물을 비틀어 소소한 웃음을 준다. 엉망진창인 신장개업한 나이트클럽에서 일어나는 소동 등을 꽤 유쾌하게 그렸다. 문제는 얼마 되지 않는 대사가 100% 한글로 번역되지 않아 아쉽다.
별다른 줄거리 없이 상황만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소음과 특정 인물에 얽매이지 않는 에피소드가 기존 영화와 많이 다르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말소리까지 묻어버릴 정도로 크게 울리는 소음이다.
의자에 앉을 때 쿠션이 꺼지는 소리, 발소리, 문여닫는 소리와 각종 기계장치 소리 등 생활에서 울리는 각종 소음들을 부각해 늘 보고 듣는 일상을 새로운 느낌으로 접하게 한다.
여기에 특정한 줄거리보다 4컷짜리 만화처럼 순간 순간 상황이 빚어내는 에피소드식 웃음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특별한 사건이나 별다른 이야기 없이 흘러가는 영화가 밋밋함을 넘어 당혹스러울 수 있다.
그 바람에 이 영화는 엄청난 제작비를 들이고도 흥행에 실패했다.
자크 타티는 영화 속 상황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도로와 각종 건물, 전기시설까지 갖추는 등 아예 타티빌이라는 마을을 세트로 제작했다.
여기에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70mm 시네마스코프 필름으로 촬영하는 바람에 돈이 더 들었다.
결국 타티는 이 영화로 나중에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당시는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찬찬히 보면 현대인의 삶을 분석해 재해석한 타티의 독특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이 작품 속에서는 카메라가 주인공만 고집하지 않는다
비록 타티가 윌로라는 그의 작품 여러 편에서 활약한 상징적인 주인공을 맡고 있지만 카메라는 그를 꼭 중심에 놓지 않으며 여러 사람, 특히 다중의 다양한 행동을 한 프레임안에서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이 작품의 나이트클럽 장면을 보면 마치 '윌리를 찾아라'의 한 페이지를 보는 것 처럼 수 많은 사람들이 다채로운 행동을 벌이며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한 프레임 안에서 만들어낸다.
이를 영화평론가들은 '타티식 민주주의'라고 이름 붙였다.
뿐만 아니라 청소기, 공항, 슈퍼마켓과 아파트 등 현대인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대상들을 재미있게 희화해 사물과 이를 바라보는 우리네 시각을 새롭게 환기시킨다.
즉, 익숙한 세상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보게 만들고 그 안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찾아내 웃을 수 있는 점이 바로 타티식 코미디의 묘미다.
그 중에서도 '플레잉타임'은 소리부터 영상까지 타티 코미디의 모든 것을 모아 놓은 결정판이다.
이 작품을 보다 보면 처음에는 타티의 영화가 당황스럽고 낯설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익숙해져 가벼운 웃음과 함께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다.
타티가 연기한 윌로는 뜻하지 않은 상황에 허둥거리면서도 결코 화내거나 누굴 탓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그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긍정의 힘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위대한 영화인은 훗날 '미스터 빈'을 비롯해 여러 코미디물에 영향을 미쳤고, '일루셔니스트'라는 애니메이션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은 케이스에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이라고 돼 있지만, 실제로는 레터박스 포맷이다.
단순 표기 오류인 지, 일부러 거짓말한 것인지 모르겠다.
영상은 화면이 위, 아래로 떨리는 등 불안정하고 디테일도 세밀하지 못하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본명이 자크 타티세프인 자크 타티는 원래 러시아계로, 할아버지때 프랑스로 건너 왔다. 현대인들의 아파트 생활을 마치 투시도처럼 다뤄 희화화한 장면. 인물들의 시선이 마치 이웃의 상황을 지켜보는 듯하다. 이런 장면에서는 특히 주의깊게 관찰하듯 카메라의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된다. 문손잡이를 붙잡고 있다가 유리가 박살나 어쩔 수 없이 손잡이를 들고 있는데, 문이 있는 것으로 착각한 사람들이 그가 들고 있는 손잡이를 당긴 뒤 들어온다. 자크 타티의 소소한 유머는 이런 식이다. 나이트클럽의 철제 등받이 문양이 앉아 있던 사람의 등에 새겨진 모습. 자크 타티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정확히 흉내내는데 능해서 마임니스트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던 중 제 2 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타티는 전쟁에 참전한다. 종전 후 돌아와 카바레 무대에 서다가 영화를 만들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아버지가 머리를 때리려고 손을 휘두르자 아이가 자라목처럼 커다란 외투속으로 머리를 감춰버렸다. 1908년생인 타티는 82년 사망할 때 까지 장편 6편, 단편 4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쓸데없이 헤드라이트를 장착한 청소기. 자크 타티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행동이나 사물을 비틀어 소소한 웃음을 준다. 엉망진창인 신장개업한 나이트클럽에서 일어나는 소동 등을 꽤 유쾌하게 그렸다. 문제는 얼마 되지 않는 대사가 100% 한글로 번역되지 않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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