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아드만스튜디오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명가다.
그것도 진흙을 빚어서 캐릭터를 만들어 동작 하나 하나를 움직여가며 촬영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에 일가견이 있다.
'윌레스와 그로밋' '치킨 런'이 그들의 대표작이다.
하지만 '윌레스와 그로밋 : 거대토끼의 저주'가 흥행 실패한 뒤 그들은 방향을 틀었다.
바로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
첫 번째 도전인 '플러쉬'가 실패로 끝난 뒤 절치부심해 내놓은 작품이 사라 스미스와 베리 쿡 감독의 '아더 크리스마스'(Arthur Christmas, 2011년)다.
내용은 단순하다.
산타클로스 가족이 전세계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다만 아드만은 익히 아는 산타의 이야기를 현대적이고 사실적으로 해석했다.
산타클로스 혼자서 루돌프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어떻게 전세계 20억명의 어린이에게 하룻밤새 선물을 전달할 수 있을까.
동화 속 가상의 존재라면 모르겠지만, 현실적 존재라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요즘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영악한가.
어른보다 더 잘 다루는 스마트폰을 통해 숱한 정보를 접하는 아이들은 더 이상 동화 속 눈속임과 말장난에 속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 속 산타는 루돌프와 썰매 대신 거대한 도시를 덮을 수 있는 초대형 우주선을 몰고 다닌다.
뿐만 아니라 수십 만명의 요정을 수족처럼 부리며 선물을 배달한다.
산타는 그저 기념 사진 찍듯 어느 한 집을 정해 그 곳에만 선물을 전달할 뿐이다.
아드만이 비틀어 놓은 산타의 세계는 그만큼 현실적이다.
그렇다고 아주 동화적 낭만을 접을 수 없으니, 하늘을 나는 마법의 가루와 목보호대를 찬 늙은 루돌프를 등동화적 요소를 슬쩍 집어 넣었다.
적당히 현실적이고 적당히 동화적이며 적당히 풍자적인 아드만의 크리스마스는 그만큼 디지털 세대를 겨냥한 작품이다.
그러면서 서로를 챙기는 산타 가족의 따뜻한 모습을 통해 '윌레스와 그로밋' 이후 아드만 작품에 면면히 흐르는 특유의 인간애를 보여 준다.
아드만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매끈하고 이질적인 그래픽이 덜 차갑게 보이는 것은 바로 그런 아드만의 따뜻한 시선 때문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아서 예쁘고 화려한 그림이 선명한 색감으로 잘 살아 있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후방 스피커의 활용도가 좋아서 적당한 서라운드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작품 배경, 제작과정, 비하인드 씬과 저스틴 비버가 부른 'Santa Clous is Coming to Town' 뮤직비디오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답게 모든 부록은 화질 좋은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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