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의 액션영화 '짝패'(2006년)를 보면 그가 어지간히 액션물에 한이 맺힌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연출만으로 모자라 직접 주연을 맡아 붕붕 날라다닌다.
어려서부터 액션물을 자양분 삼아 영화의 꿈을 키운 사람답게, 과거 액션물의 전형적인 구조와 스타일들이 녹아 들어가 여기저기 번뜩인다.
그런데 문제는, 그 속에서 류승완 감독은 자기 색깔을 제대로 냈는 가 하는 점이다.
정두홍 무술감독과 콤비를 이뤄 선보인 액션은 요란하고 현란하지만 익히 봐왔던 액션영화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심지어 류 감독은 DVD에 실린 음성해설에서 어떤 영화들을 참고했는 지 솔직하게 밝혔다.
그만큼 액션의 기시감은 이 영화의 신선도를 떨어 뜨린다.
더불어 '죽거나 나쁘거나' '다찌마와 리'로 각광받던 류 감독 만의 스타일도 잃어 버렸다.
더할 수 없이 현란한 액션과 미장센으로 프레임을 가득 메우지만 그 속에 액션은 눈요기를 위한 공허한 몸짓에 머물렀다.
이렇게 되면 액션에 목말랐던 류 감독만 자기 만족과 더불어 갈증을 채운 셈이다.
이 영화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어린 시절 함께 자란 친구들이 서로 다른 길로 갈라서며 죽고 죽이는 피의 향연을 벌이는 내용.
조폭과 형사로 만나고 이들이 서로를 겨누는 설정도 새로울 게 없다.
다만 액션은 고생한 티가 역력하다.
류승완과 정두홍이 몸을 아끼지 않고 열연을 펼친 덕분에 다른 영화에서 본 듯한 설정일 망정 열심히 펼치는 액션을 보면 두 사람의 땀 냄새가 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액션에 한이 맺힌 류승완이 한풀이 삼아 정말 열심히 찍은 영화이지만, '죽거나 나쁘거나' '다찌마와 리' 처럼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그만의 스타일을 보여 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그저 그렇다.
아무래도 슈퍼16미리로 찍어 블로우업을 하다보니 입자가 거칠고 윤곽선이 투박하며, 링잉도 보인다.
음향은 DTS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인터뷰, 액션촬영 등이 2장의 디스크에 나눠 수록됐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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