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년)은 한 편의 엽기적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온통 과장된 색상과 오버 액션, 애니메이션과 뮤지컬이 뒤범벅된 영화는 장르 조차도 가리기 힘들다.
그만큼 영화는 내용부터 구성, 영상까지 모든 게 전위적이며 엽기 발랄하고 지극히 키치적이다.
야마다 무네키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이 작품은 뜻하지 않은 일로 학교에서 잘린 여선생 마츠코가 창녀로 전락했다가 야쿠자의 여자가 되는 등 불운한 인생 유전 끝에 황당한 죽음을 맞는 내용이다.
지극히 암울한 내용을 테츠야 감독은 시침 뚝 떼고 황당한 영상으로 코믹하게 처리했다.
마츠코의 희망은 '오즈의 마법사'를 흉내 낸 듯한 영상과 노래로, 마츠코가 겪는 험난한 고난은 붉거나 노랗게 강조되고 왜곡된 색상으로 표현했다.
여기에 애니메이션 처리한 새들이 마츠코의 주변을 날고, 팅커벨처럼 발을 부딪치면 반짝이는 가루가 떨어지는 등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요소들이 결합됐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뮤지컬처럼 노래가 대사 이상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니 핑크가 이 영화를 위해 작곡하고 부른 노래처럼 새롭게 삽입된 곡이 있고, 이츠와 마유미의 '고이비토요'를 나나호시가 다시 부른 것처럼 기존에 널리 알려진 노래를 영상에 맞게 재구성한 경우도 있다.
언뜻 보면 이 같은 혼돈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만, 결국은 일관되게 흐르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여인의 불행과 행복은 지독한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사랑을 갈구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테츠야 감독은 이처럼 단선적인 주제를 그만의 상상력을 발휘해 요지경 세상으로 바꿔 놓았다.
테츠야 감독의 엽기 발랄한 컬트 코드가 맞으면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난삽하고 혼란스러운 영화로 그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지극히 오타쿠적인 독특한 일본 영화로, 보는 사람에 따라 취향을 많이 탈 듯 싶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샤프니스는 좋은 편이나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과장한 색감 때문에 장면에 따라 발색의 편차가 크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소리의 이동성이 좋아 적당한 서라운드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인터뷰, 미공개 장면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더 크리스마스 (블루레이) (8) | 2013.01.30 |
---|---|
짝패 (0) | 2013.01.29 |
중독 (4) | 2013.01.25 |
피아니스트 (블루레이) (12) | 2013.01.24 |
도둑들 (블루레이) (6) | 2013.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