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s) TV의 화질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패널 뒤에 따로 불을 밝히는 백라이트를 설치해 화면을 보여주는 액정(LCD, Liquid Crystal Display) TV와 달리 패널 전체가 스스로 빛을 내는 반도체로 구성돼 있다 보니 색감이나 화면 밝기, 선명도 등이 LCD TV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특히 압권은 딥 블랙의 표현이다.
LCD는 아무래도 백라이트 때문에 검은색이 진회색처럼 뜰 수밖에 없는데 OLED는 검은색 부분에 소자를 끄면 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검은색, 즉 칠흑 같은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다.
검은색의 표현은 16 대 9 화면비, 그중에서도 2.35 대 1 화면비의 영화를 볼 때 바로 알 수 있다.
보통 아래 위로 검은색 띠가 생기는데 LCD에서는 이 부분이 화면 테두리인 검은색 베젤과 달리 진회색으로 보이지만 OLED TV는 베젤과 마찬가지로 시커멓게 표시된다.
이처럼 OLED TV는 두 말할 필요 없을 만큼 화질이 훌륭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번인(Burn-in) 현상이다.
번인 현상이란 TV나 모니터를 장시간 고정 화면으로 켜놓으면 화면이 타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따라서 켜놓았던 화면 이미지 모양으로 얼룩(잔상)이 지거나 제 색깔이 나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TV를 볼 때 오른쪽 상단 구석에 나타나는 방송사 표시마크 대로 얼룩이 지거나 화면 여기저기에 시커멓게 죽은 자국이 표시된다.
또 노란색이 녹색, 붉은색은 연자주빛으로 색깔이 변색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물 빠진 색깔이 돼버린다.
물론 LCD TV나 모니터도 장시간 사용하면 번인이 일어나는데, 유독 OLED TV가 심하다.
TV 판매처에서는 생각만큼 번인이 잘 안 나타난다고 하고 TV를 아주 많이 볼 경우 5년 정도 지나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3년 전 구입한 LG전자의 55인치 OLED TV에 번인 현상이 나타났다.
TV를 아주 많이 보는 편도 아니고 주말에 1,2시간 정도 콘솔 게임을 하는 정도여서 번인 우려를 크게 하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3년 만에 번인 현상이 발견됐다.
처음에 번인을 알아차린 것은 두세 달전이었다.
노란 레몬이 연녹색으로 보인 것이다.
세팅을 이것저것 바꿔봤지만 변색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어서 붉은색이 연자줏빛으로 변했고 화면 여기저기에 잔상과 얼룩이 나타났다.
특히 흰색이나 분홍색 화면에서 잔상이 선명하게 보였다.
결국 LG전자에 AS를 의뢰했다.
전문기사가 방문해 TV를 켜자마자 색이 변했다며 번인을 인정했다.
이어서 전문기사용 리모컨을 조작해 화면에 숫자를 띄우고 이상현상을 확인했다.
결국 해결 방법은 OLED 패널 교체뿐이었다.
패널 재고가 많지 않은지 교체에 1,2주 걸렸다.
급히 패널이 수급돼 다시 전문기사가 새로운 패널을 들고 방문했다.
사용하던 TV를 해체해 기존 패널을 뜯어내고 새로운 패널을 장착해 다시 TV를 설치했다.
다시 TV를 켜보니 얼룩이나 잔상도 말끔히 사라지고 모든 색깔이 제대로 표현됐다.
눈이 시원하게 밝아진 느낌이다.
하지만 번인이 발견돼 패널을 교체하고 보니 또 이런 일이 일어날까 봐 걱정됐다.
은근 노이로제를 걱정할 만큼 번인에 대한 고민이 커서 결국 콘솔 게임기를 분리했다.
그리고 LG전자의 43인치 4K UHD PC용 LCD 모니터를 따로 구입했다.
IPS 패널을 사용하는 LCD 모니터에 PC와 플레이스테이션(PS)4 게임기를 HDMI로 연결했다.
그런데 HDR을 지원하는 4K UHD 모니터인데도 불구하고 확실히 색깔 표현이나 디테일은 OLED TV에 미치지 못했다.
HDR을 지원하는 최신 PS4 게임을 해보면 우선 블랙이 뜨고 색깔들도 OLED TV보다 옅은 편이다.
마음 같아서는 OLED TV에 연결하고 싶지만 적게 보는 편인 TV 시청만으로도 번인이 발생했는데 게임기까지 연결하면 더 빨리 번인이 생길까 봐 그러지 못하겠다.
이렇게 되면 OLED TV 구입의 효용성이 떨어진다.
뛰어난 화질로 TV와 게임 등을 즐기려고 비싼 OLED TV를 구입했는데 정작 이용할 수 없다면 구입한 의미가 없는 셈이다.
물론 LG전자의 AS는 아주 만족스럽다.
번인 발생 시 신속하고 깔끔하며 친절하게 AS를 해결해 준다.
하지만 또다시 번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불안하다.
빨리 LG전자에서 번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OLED TV 판매에 큰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LG전자에서 번인 발생 시 구입 기간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패널을 무상 교체해주는 AS 정책이 필요하다.
OLED TV 사용자들은 언제인가 터질 수밖에 없는 시한폭탄 같은 번인 걱정을 계속 안고 살아야 한다.
지속적인 무상 패널 교체가 완전한 대안이 될 수는 없지만 번인을 꺼려서 OLED TV 구입을 미루는 사람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LCD TV는 답이 아니다.
맨 눈으로 보기에도 화질 차이가 너무 크다.
지금 사용하는 LG전자의 43인치 4K UHD PC용 LCD 모니터는 아무리 봐도 색감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여러모로 아쉽다.
그런 점에서 가격을 떨군 40인치대 PC용 OLED 모니터도 내놓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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