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배트맨 14

수어사이드 스쿼드(블루레이)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수어사이드 스쿼드'(Suicide Squad, 2016년)는 슈퍼영웅들에 맞서다가 체포된 악당들이 모여서 팀을 이뤄 더 나쁜 악당을 혼내주는 이야기다. 상대는 오랜 세월 숨죽이고 있던 악마. 그만큼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어찌보면 불가능에 가까운 임무이고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위험한 일이어서 이들에게 붙은 이름도 '자살 특공대'다. 이쯤되면 슈퍼맨 배트맨 등 영웅들은 어디가고 이들이 나섰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돈벌이를 위해 DC코믹스의 원작만화를 영화로 옮긴 것이니 너무 따질 필요는 없다. 세상에 슈퍼 영웅이 하나가 아니듯 악당들도 더러 팀을 이뤄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다. 이런 류의 악당 연합은 처음이 아니다. 마블쪽에서는 캡틴 아메리카에 맞서서 악당..

다크나이트 라이즈

배트맨이 나오는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꽤 재미있게 봤기에 이번 작품도 기대가 컸다. 다크나이트는 밤을 좋아하고 박쥐 복장으로 숨어 다니는 배트맨 특유의 음울한 서정을 잘 담아낸 시리즈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The Dark Knight Rises, 2012년)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암울한 분위기는 참담할 정도로 깊어져 도시 하나가 파멸의 위험에 잠긴다. 악이 강할수록 영웅은 돋보이는 법. 언제나 그렇듯 무력한 공권력을 대신해 악을 응징하는 배트맨의 활약이 전작 못지 않게 요란하다. 하지만 전작들보다 배트맨의 등장이 많이 줄었다. 영웅도 나이를 먹어 관절이 예전 같지 않고 주먹도 많이 약해졌다. 그 바람의 영웅은 강철같은 악당 베인을 만..

영화 2012.07.21

배트맨 다크나이트

새로운 배트맨을 예고하며 '배트맨 비긴즈'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더 할 수 없이 어둡고 우울한 배트맨을 내놓았다. 이번에 개봉한 '배트맨 다크나이트'는 '배트맨 비긴즈'보다 더욱 어둡고 음습해졌다. 대신 오락적 재미도 '배트맨 비긴즈'를 뛰어넘는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우울하고 어둡고 불행하다. 배트맨은 정의의 사도에서 졸지에 시민들의 불행을 무시하는 악인이 돼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배트맨을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도 더 늙어 보인다.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다소 우스꽝스럽던 조커는 무시무시한 절대 악이 돼서 돌아왔다. 이 작품을 끝으로 유명을 달리한 히스 레저의 광적인 연기 덕분에 조커의 캐릭터는 배트맨보더 더욱 부각된다. 마치 게임처럼 단순한 적들을 물리치면 평화가 찾아오는 과거 시리즈..

영화 2008.08.14

캣우먼

DC코믹스의 대표적 안티 히어로 캣우먼은 '배트맨'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졌다.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도 다치지 않는 유연성과 놀라운 도약력을 지닌 캣우먼은 '배트맨'이나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 일반적 슈퍼 히어로와 달리 사악한 면과 정의로움을 동시에 지닌 특이한 캐릭터이다. 피토프(Pitof) 감독이 만든 '캣우먼'(Catwoman, 2004년)에서는 '배트맨'에 등장한 모습과 달리 사악한 면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개인의 복수를 향한 냉혹함과 집요함은 여전하다. 거대 화장품 기업의 음모를 엿들은 죄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페이션스(할리 베리 Halle Berry)는 고양이의 힘을 받아 놀라운 능력을 지니게 된다. 그때부터 밤이면 페이션스는 고양이 가면과 채찍을 들고 악을 응징하며 캣우먼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