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 감독의 영화들은 언제나 욕망에 천착한다. '하녀'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처녀들의 저녁식사' 등 그의 작품들은 항상 돈과 섹스, 권력 등 가장 구질구질한 욕망을 직시한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메스를 들이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직설적인 화법은 특별한 쾌감을 선사하며 화제를 뿌린다. 그러나 잘못 들이댄 메스는 오히려 고통만 키운다. '돈의 맛'은 그런 작품이다. 잘못 스친 칼날이 사방 가득 역겨운 피비린내만 풍겼다. 남성판 '하녀', 아니 '하인'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재벌가에서 온갖 궂은 일을 처리하는 집사 같은 청년이 보게되는 잘못된 부자의 삶을 다뤘다. 하지만 최상위 1%의 모습을 다뤘다고 하기엔 너무 피상적이다. 부도덕한 성관계, 권력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