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블로그 103

보헤미안 랩소디

1980년대는 금기의 시대였다. 서슬 퍼런 군사 정권 아래에서 영화 음악은 물론이고 책, 방송까지 모든 문화활동이 철저한 정부의 검열을 받았다. 이념을 떠나 조금이라도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철저하게 금지시켰다. 영화는 무조건 가위질당했고 책이나 음악은 금서나 금지곡으로 묶여 시중에서 사라졌다. 당시 록 음악 꽤나 듣는다는 록 키즈들 사이에 인기 있던 영국 밴드 퀸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노래 'Killer Queen' 'Bicycle race' 'Death On Two Legs' 등 숱한 곡이 국내에서는 금지곡으로 묶였고, 가장 결정적인 히트곡 'Bohemian Rhapsody'도 국내에서는 금지곡이어서 음반으로 발매되지 않았다. 이유도 가지가지였는데, 보헤미안 랩소디의 경우 염세적..

영화 2018.11.10

셔터 아일랜드: 4K 블루레이

'셔터 아일랜드'(Shutter Island, 2010년)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만든 거대하고 음울한 서사시 같은 영화다.데니스 르헤인의 소설 '살인자들의 섬'을 각색한 이 영화는 1950년대 미국의 어느 정신병원에서 벌어진 일을 다뤘다. 섬 자체가 거대한 병원인 이 곳에서 여자 환자가 하나 사라진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방보안관 테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척(마크 러팔로)이 섬에 파견된다. 하지만 사건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그러던중 테디는 뜻하지 않게 환자로부터 정신병원의 비밀을 듣게 된다. 정부가 공산주의자들을 세뇌하기 위해 병원에 가두고 뇌수술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그때부터 테디는 병원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이 ..

분노의 질주3-패스트 앤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4K 블루레이)

저스틴 린 감독의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The Fast And The Furious: Tokyo Drift, 2006년)는 국내에서 '분노의 질주'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빈 디젤 주연의 시리즈물 3편이다. 이번 작품은 미국이 무대였던 전작들과 달리 일본 도쿄가 무대다. 일본 하면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떠오르는 것은 바로 만화 '이니셜 D'와 PS2 게임 '그란투리스모'다. 두 가지 모두 공통점은 드리프트를 다룬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드리프트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준다. 실제 드리프트 챔피언이 등장해 보여주는 드리프트 스턴트는 입이 딱 벌어질 만큼 놀랍다. 드리프트와 더불어 박진감 넘치게 재현한 거리 레이싱과 일본 튜닝카들의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다. 만화 같은 내용을 떠나 눈과 귀가 즐거운..

인비저블 게스트: 블루레이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인비저블 게스트'(Contratiempo, 2016년)는 한 편의 추리소설을 보는 것 같다. 백만장자인 아드리안(마리오 카사스)은 정부와 함께 호텔에 투숙했다가 살인범으로 몰린다. 문을 꼭꼭 걸어 잠근 호텔방이어서 누가 나가거나 들어가기 힘든 상황. 그 안에서 체포된 아드리안은 살인범의 누명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아드리안은 재판에서 져본 적이 없는 유능한 변호사 버지니아에게 도움을 구한다. 버지니아는 필요하다면 증거 조작을 해서라도 아드리안을 구하겠다며 그에게 진실을 들려달라고 요구한다. 이때부터 아드리안은 놀라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사건의 진행 과정이 영락없는 밀실 추리소설이다.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은 드러나지 않은 추악한 진실을 캐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두 남녀의 ..

분노의 질주2: 패스트 & 퓨리어스2(4K 블루레이)

존 싱글턴 감독의 '패스트 & 퓨리어스2'(2Fast 2Furious, 2003년)는 '분노의 질주' 속편이다. 국내 개봉 제목을 왜 일관성없이 저렇게 붙였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전작만 못해서 이를 가리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원제대로라면 속도와 액션의 강도가 2배쯤 강해져야 맞을텐데, 실제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거액의 출연료를 요구한 빈 디젤 대신 무게감이 가벼운 타이레스 깁슨이 들어가면서 영화의 진중함은 그만큼 떨어졌다. 꿋꿋이 자리를 지킨 폴 워커는 빈 디젤에 비하면 당시 스타로서의 비중은 떨어지는 편. 그렇다보니 영화는 1편보다 긴장감이 덜하면서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늘어진다. 전편을 능가하지 못하는 속편의 전형적인 사례가 된 작품. 내용은 전작과 이어지지 않는다. 무대도 전편의 LA에서 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