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블루레이 1153

그린마일(4K)

프랭크 다라본트(Frank Darabont) 감독은 본인 말마따나 감옥 영화 전문이다. 그가 메가폰을 잡은 '그린마일'(The Green Mile, 1999년)은 '쇼생크 탈출'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전작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원작은 전작과 동일한 스티븐 킹(Stephen King)의 소설이다. 살인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은 흑인 죄수가 감옥 안에서 믿기지 않는 이적을 일으키는 놀라운 이야기를 다뤘다. 우선 이 작품은 줄거리가 재미있다. 무려 3시간의 상영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만큼 신비롭고 놀라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여기에 톰 행크스(Tom Hanks), 마이클 던칸(Michael Clarke Duncan), 데이비드 모스, 제임스 크롬웰, 샘 록웰, ..

달마야 놀자(블루레이)

박철관 감독의 코미디 '달마야 놀자'(2001년)는 기존 조폭 영화들과 결이 다른 영화다. 이 영화는 깡패들끼리 주먹다짐에 초점을 맞춘 기존 조폭 영화와 달리 조폭들과 중들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웃음을 줬다. 내용은 다른 조직과 싸움을 벌인 조폭 재규(박신양) 일당이 피신한 곳이 하필 절이다. 당연히 이들을 달가워하지 않는 중들과 재규 일당은 그때부터 서로 기싸움을 벌인다. 어떻게든 절에 머물려는 재규 일당과 이들을 쫓아내려는 중들은 서로 시합을 벌인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웃음의 소재가 조폭들의 싸움과 욕설이 아닌 중들과 조폭이라는 황당한 조합이다. 오히려 이 영화는 험한 욕설이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삼천배 대결, 주지승의 수수께끼 같은 화두 풀기, 족구와 369게임, 화투 등..

분노의 질주 더 세븐(4K)

제임스 완(James Wan) 감독의 '분노의 질주 더 세븐'(Fast & Furious 7, 2015년)은 이 시리즈의 중요한 주인공 중 하나인 폴 워커(Paul Walker)의 유작이다. 폴 워커는 영화 촬영이 막바지에 이른 2013년 11월 30일 태풍 하이옌의 피해를 입은 필리핀 이재민 돕기 행사에 들렸다가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 바람에 제작진은 마지막 장면 등 일부 장면을 폴 워커의 동생 케일럽이 대신 연기를 하고 그 위에 폴의 얼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덧씌우는 방법을 통해 영화를 마무리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폴 워커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유작이 됐다. 내용은 도미닉(빈 디젤 Vin Diesel) 일행을 해치려는 악당 쇼(제이슨 스타덤 Jason Statham)에 맞서 ..

82년생 김지영(블루레이)

2016년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페미니즘 논란을 부른 작품이다. 한 여성의 30여 년 삶을 조망한 이 작품은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다뤘는데 이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일었다.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현실의 반영이라고 옹호한 반면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쪽에서는 지나친 과장이자 피해의식의 확대로 봤다. 이를 원작으로 한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2019년) 또한 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원작을 둘러싼 논쟁이 그대로 전이돼 개봉 전부터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과연 페미니즘 논란이 일만한 작품인지 의문이 든다. 영화의 소재 자체가 성평등의 한계를 지적할 만한 사회 구조적 문제보다는 한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블루레이)

성경에서 구약의 '출애굽기'는 신약의 '요한 묵시록'과 더불어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다. 요한 묵시록이 지옥도의 판타지를 묘사했다면 출애굽기는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영웅적 투쟁담을 담았다. 그렇기에 영화로 만들기 참 좋은 소재다. 애굽, 즉 이집트로부터 유대민족의 대탈출(엑소더스)을 그린 출애굽기를 다룬 영화 중에 세실 B 드밀 감독이 1956년에 만든 '십계'가 가장 유명하다. 다른 부분을 다 제쳐두고 찰튼 헤스톤(Charlton Heston)이 연기한 모세가 지팡이를 들어 바다를 가르마 타듯 두쪽으로 가르는 장면이 스펙터클의 정수를 보여줬다. 덕분에 출애굽기라면 성경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십계'의 이 장면을 떠올릴 만큼 상징적인 아이콘이 됐다. 그 뒤로도 출애굽기를 다룬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