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빈 감독의 대학 졸업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2005년)는 군대 이야기를 다룬 장편 영화다. 그렇지만 군인들이 총들고 뛰어다니는 '배달의 기수' 식의 군대 영화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 작품은 국방의 의무라는 이름으로 강제 징집된 젊은이들이 군대라는 조직적 폭력 앞에서 희생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이중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감독은 결코 그것이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 젊은이가 서서히 조직적 폭력에 길들여 지고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군대 폭력은 국가와 사회가 빚어낸 제도적인 폭력임을 강조한다. 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 감독치고는 문제의식이 범상치 않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밀도있는 구성과 영상으로 풀어낸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그것도 모자라 윤 감독은 영화의 중요한 배역인 신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