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해리슨 포드 16

인디아나 존스: 레이더스(4K 블루레이)

흑백영화 시절 해적 영화나 쾌걸 조로가 모험 영화의 주류였다면 1980년대 모험 영화를 선도한 것은 단연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였다. 그 시작이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1편인 '레이더스'(Raiders Of The Lost Ark, 1981년)다. 내용은 1930년대 미국의 고고학자인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구약성경에 나오는 모세의 성궤를 찾는 이야기다. 단순히 땅을 파고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적으로 탐험에 나선 나치 독일과 대결을 벌이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이 작품의 매력은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를 섞어놓은 듯한 다양한 모험 이야기에 있다. 수수께끼에 쌓인 단서를 추적해 비밀의 장소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목숨을 노린 각종 비밀장치를 피해 마침내 ..

블레이드 러너 2049 (4K 블루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이 30여 년 전에 만든 '블레이드 러너'(1982년)는 충격이었다. 암울한 회색 빛 영상 속에 갇힌 미래의 세계는 마천루 같은 건물 사이로 자동차들이 날아다니는 첨단 물질문명의 세상이었지만 결코 인간의 행복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사람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의 등장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였다. 그때 스콧 감독이 영화 속에서 다룬 시대적 배경이 2019년, 바로 올해다. 물론 영화처럼 자동차들이 하늘을 날고 사람과 구분이 가지 않는 복제인간이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고 줄어들거나 여기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밀려나는 인간 소외 현상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영화와 요즘 세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드니 빌뇌브 감독이 만..

블레이드 러너-파이널컷(4K 블루레이)

리들리 스콧 감독의 걸작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년) 만큼 논란이 된 작품도 드물다. 2019년 미래를 배경으로 탈출한 복제인간과 이들을 쫓는 형사의 대결을 다룬 이 작품은 난해한 줄거리로 개봉 당시 평단의 평론이 엇갈렸다. 대부분 혹평을 퍼붓기 일수였고 그 바람에 영화는 개봉 당시 흥행에 참패했다. 그만큼 영화 줄거리를 둘러싼 논란이 많았다. 특히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형사 데커드의 정체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시비가 가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리들리 스콧의 영상미학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걸작으로 추앙받고 있다. 여러 편의 작품이 영화화된 유명 SF 작가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

긴급명령 (4K 블루레이)

필립 노이스 감독의 영화 '긴급명령'(Clear And Present Danger, 1994년)은 제목만 보면 무슨 내용인 지 가늠하기 힘들다. '명백하게 현존하는 위협'이라는 뜻의 원제도 마찬가지. 오히려 톰 클랜시의 원작 소설을 번역 출간할 때 붙인 국내 책 제목 '마약 전쟁'이 확실하게 와닿는다. 영화 제목이 말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서라도 우선 제거해야 할 위험이다. 이를 미국 정부는 마약으로 봤다. 하지만 톰 클랜시의 원작 소설이 그리는 것은 단순히 마약에 국한하지 않는다. 마약을 빌미로 미국 대통령의 묵인 아래 다른 나라에 군대를 파견해 문제를 일으키고, 정작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무소불위의 위험천만한 제국주의적 사고 방식을 가진 권력을 더 문제로 삼고 있다. ..

도망자 (블루레이)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의 '도망자'(The Fugitive, 1993)는 과거 TV시리즈의 영화화 붐을 일으킨 작품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데이비드 젠센이 주연한 1960년대 미국 ABC TV의 원작 시리즈는 매주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끝나며 시청자들의 애를 태웠다. 국내에서도 1980년대 방영됐는데, 꽤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은 오리지널 TV 시리즈의 기본 줄거리를 뼈대로, 좀 더 박력있는 액션을 가미해 TV 시리즈와 다른 영화적 재미를 선사했다.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히트하며 '미션 임파서블' '스타스키와 허치' '미녀 삼총사' 등 다른 TV시리즈 물도 줄줄이 영화로 제작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작품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의 긴장감을 확실하게 살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