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홍콩 40

폴리스 스토리2 (블루레이)

성룡이 1985년에 '폴리스 스토리'를 만들어 성공하자 3년 뒤 내놓은 속편이 '폴리스 스토리2 구룡의 눈'(Police Story Part II, 警察故事續集 1988년)이다. 전편처럼 성룡이 감독하고 주연한 이 작품의 내용은 전편과 비슷하다. 정의감에 불타는 홍콩 경찰인 주인공(성룡)이 폭발물을 설치해 위협하며 돈을 뜯어내는 테러범들을 잡는 내용이다. 사건 내용만 달라졌을 뿐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주인공이 혼자서 좌충우돌하며 악당들을 일망타진한다. 전편과 차이가 있다면 주인공의 애인으로 나오는 장만옥과 로맨스 라인이 늘었다는 점이다. 평범한 삶을 원하는 애인 입장에서 주인공의 위험천만한 삶은 견디기 힘들었다. 급기야 이별통보까지 하지만 악당들에게 납치되면서 되려 두 사람은 함께 위기를 벗어나게 ..

도신-정전자 (블루레이)

왕정 감독의 '도신'(賭博, God Of Gamblers, 1989년)은 원제보다 국내 개봉 제목인 '정전자'가 더 익숙하다.유명한 도박의 신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1980년대 비디오테이프의 추억이 가득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극장에서도 인기를 끌었지만 당시 동네마다 몇 개씩 있었던 속칭 비디오 가게, 즉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에서 최고 인기였다.비슷한 시기에 '지존무상'이 개봉했는데 지존무상이 '영웅본색'처럼 비장미를 강조한 작품이라면 이 작품은 홍콩 누아르 분위기를 싹 빼고 유머 코드로 승부를 걸었다. 내용은 당대 최고의 도박의 신이 언덕에서 굴러 떨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리면서 10세 지능을 가진 아이로 퇴행해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언덕에서 굴러 떨어져 머리를 부딪쳤다고 갑자기 도박의 천재에서 열 살..

폴리스 스토리 (블루레이)

'폴리스 스토리'(警察故事, Police Story, 1985년)는 '프로젝트A'와 더불어 성룡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감독을 맡은 성룡은 이 영화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위험한 액션을 직접 연기했다. 그의 전매특허인 위험한 장면을 직접 찍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두 번 세 번 슬로 모션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9~10미터에 이르는 긴 봉처럼 생긴 전등을 타고 추락하는 장면은 죽거나 부러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아찔하다. 그뿐만 아니다.달리는 2층 버스에 매달려 펼치는 액션이나 악당들과 치고받는 장면들도 보는 사람이 간접 통증을 느낄 만큼 과격하고 파괴적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국내에서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상영 금지돼 3년 지난 1988년에 개봉했다.내용은 홍콩 경..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4K 블루레이)

루퍼트 샌더스 감독의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Ghost in the Shell, 2017년)은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유명한 저패니메이션을 실사로 만든 영화다.그러나 의도만 좋았을 뿐 결과는 실망스럽다. 내용은 공안 9과의 리더인 소령이 전자두뇌를 해킹한 범죄자들을 추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소령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찾게 되고 이를 통해 뜻밖의 비밀을 알게 된다. 루퍼트 샌더스 감독은 공각기동대의 팬이라고 하는데, 원작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원작 만화에서 냉철한 판단과 컴퓨터 같은 분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인 공안 9과의 소령이 영화에서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 방황하는 사춘기 소녀 같은 캐릭터로 나온다. 그렇다 보니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스카이스크래퍼: 4K 블루레이

재난 영화가 성공하려면 볼거리와 함께 캐릭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천재지변이나 요란한 사고가 주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으로 시선을 붙잡는다면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사연과 위기상황에서 드러내는 내면의 모습을 통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물론 두 가지 중에 더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재난 상황은 오히려 뉴스 화면이 더 자극적일 수 있다. 9.11 때 무너지는 쌍둥이 빌딩은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그림이었다. 결국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이야기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재난 영화는 어찌 보면 휴먼 드라마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로슨 마샬 터버 감독의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 2018년)는 실패한 재난 영화다. 성공적인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