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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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터즈 거친 녀석들(4K)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Inglourious basterds, 2009년)을 만들면서 "독일인은 제2차 세계대전 영화를 죄책감을 갖고 보는데 익숙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족을 방망이로 개 패듯 때려잡고 머리가죽을 벗겨내며 이마에 칼로 하켄 크로이츠를 새기는 잔혹성도 독일인들이 익숙하게 볼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제2차 세계대전 영화 속 독일군은 잔혹한 폭력의 가해자였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독일군들이 처참한 폭력의 희생자가 됐다. 내용은 미군 특공대가 유럽에 침투해 히틀러 암살을 노리는 이야기. '바스터즈'라 불리는 미군 특공대는 '한 만큼 돌려준다'는 모토 아래 잔혹하게 독일군을 죽여 공포에 떨게 한다.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야기는 2시간 30분이 언제 지나갔는지..

쇼생크 탈출(4K)

프랭크 다라본트(Frank Darabont) 감독의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1994년)은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의 의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명작이다. 개인적으로 '백야' '대탈주' '빠삐용' 등 개인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갈구가 담겨있는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공포소설가 스티븐 킹(Stephen Edwin King이 원작을 쓴 이 작품은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20년을 옥살이한 남자의 이야기다. 주인공 앤디(팀 로빈스 Tim Robbins)는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갇혀 있으면서 한 번도 자유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악독한 교도소장의 훼방으로 도저히 풀려날 것 같지 않은데도 앤디는 끊임없이 교도소 바깥 세계를 동경한다. 그는 자신뿐..

시계태엽 오렌지(4K)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감독의 '시계태엽 오렌지'(A Clockwork Orange, 1971년)는 오랫동안 국내에서 금단의 영화로 묶여 볼 수 없었다. 이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 것은 2005년 한 장면도 자르거나 가리지 않고 무삭제 무암전으로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 덕분이었다. 세간에는 이 영화가 헤어누드와 성기 노출 등 강도 높은 폭력장면이 많이 나와 상영 금지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보면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다. 오히려 헤어누드와 폭력보다는 체제 비판과 종교에 대한 비아냥이 더 강하다. 내용은 보호관찰 중인 소년 알렉스(말콤 맥도웰 Malcolm McDowell)의 교화 과정을 다뤘다. 알렉스는 무리를 이끌고 다니며 노숙자를 두들겨 패거나 가정집에 침입해 여..

스내치(4K)

가이 리치(Guy Ritchie)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스내치'(Snatch, 2000년)는 재기 발랄한 영화다. 강도들이 훔친 거액의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악당들이 물고 물리는 황당한 소동을 다뤘다. 등장인물들이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벌어지는 일 때문에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설킨다. 어수룩한 흑인 강도들과 최강의 킬러가 튕긴 총알에 쓰러지는 장면 등 어처구니없는 설정이 헛헛한 웃음을 자아낸다. 자칫하면 어수선하고 정신없을 법 한데 아귀가 잘 맞도록 깔끔하게 구성했다. 그만큼 가이 리치 감독의 B급 정서와 영리한 연출이 빛을 발했다. 베니치오 델 토로(Benicio Del Toro), 브래드 피트(Brad Pitt), 비니 존스(Vinnie Jones ), 제이슨 ..

스파이더맨3(4K)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이 만든 '스파이더맨 3'(Spider-man 3, 2007년)의 주제는 복수와 용서다. 영화 속에는 다양한 복수가 등장한다. 아버지 같은 숙부를 잃은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의 복수, 스파이더맨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 해리(제임스 프랭코 James Franco)의 복수, 무심한 연인에 대한 엠제이(커스틴 던스트 Kirsten Dunst)의 복수 등 등장인물들은 각자가 지닌 원한을 풀기 위해 다양한 복수에 나선다. "복수심은 멀쩡한 사람도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는 영화 대사처럼 주인공까지 졸지에 악당이 된다. 해리의 복수는 무섭고 처절하며 엠제이의 복수는 가슴 아프다. 반면 스파이더맨의 복수는 가증스럽다. 아무리 지독한 악당도 죽이지 않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