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네사 갈란테(Inesse Galante)를 발견한 것은 우연이었다. 1990년대 말, 자주 가던 레코드점에서 새로 나온 클래식 신보를 모아놓은 곳에 그의 앨범 '데뷔'(Debut)가 꽂혀 있었다. 레이블도 생소한 오스트리아의 챔피언이라는 레코드사에서 나온 수입 음반이었다. 이 음반에 눈이 간 이유는 비닐 커버에 붙여놓은 스티커 때문이었다. "감동적인 목소리" 어쩌고 저쩌고 하는 늘 듣는 수식어와 함께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를 처음 소개한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16세기 이탈리아 작곡가 줄리오 카치니(Giulio Caccini)는 당시 국내에서 그리 낯익은 이름이 아니었다. 그런데 훗날 작곡가가 카치니가 아닌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바빌로프(Vladimir Vavilov)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워낙 곡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