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LA 17

멀홀랜드 드라이브(블루레이)

데이빗 린치 감독은 기괴한 이야기를 이용해 몽환적이고 충격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인 '이레이저 헤드' '블루 벨렛' '광란의 사랑'과 '트윈 픽스' 등을 보면 세상에서 보기 힘든 충격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트윈픽스' 분위기가 강한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 2001)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 혹은 꿈, 현재와 과거 시점이 마구 뒤섞여 있다. 그렇다 보니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할 수 있는데, 린치 감독은 한 술 더 떠서 해답을 보는 이들에게 맡겼다. 즉, 감독이 정답을 규정하기 보다 각자의 생각대로 해석하는 열린 결말을 지향했다. 그런 점이 오히려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동양화의 특기인 여백의 미처럼 보는 사람들이 생각할 여지를 주기도 ..

크래쉬 (블루레이, 감독판)

공포물이 주는 두려움은 미지의 존재, 즉 낯선 존재에 대한 두려움이다. 나와 다른 형태, 움직임, 소리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몰라서 방어기제처럼 공포가 작동해 경보를 울리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종 차별도 공포물이나 다름없다. 모르는 것을 무서워하는 공포물처럼 피부색이 다른 이방인에 대한 두려움이 배어 있다. 폴 히기스 감독의 '크래쉬'(Crash, 2004년)는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인종 차별 문제를 공포영화처럼 섬뜩하게 다뤘다. 서로에 대한 오해에서 빚어진 사건들이 결국은 미국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연결고리를 느슨하게 만들고, 이를 깨뜨릴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인물들의 에피소드로 보여준다. 제작 및 연출, 원안에 공동 각본까지 쓴 폴 히기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미국 사회가 오랜 세월 인종..

LA 유니버셜 스튜디오-비벌리 힐즈

LA에 1주일 동안 머물면서 유니버셜 스튜디오, 비벌리 힐스, 산타모니카 해변, 디즈니 콘서트홀, 할리우드 볼에서 열린 한인뮤직페스티벌 등을 봤다. 사막 기후답게 낮에는 덥고 저녁에는 쌀쌀한 날씨가 계속됐다. 한국은 머무는 기간에 흐리고 비가 왔다는데, LA 역시 대부분 아침에 흐린 날이 많았다. 날씨도 닮아가는 것을 보니 We are the world가 맞긴 맞나보다. 현지에 거주하는 지인들을 만났는데, 미국도 기름값이 자꾸 올라서 난리란다. 지난해에는 1갤런이 2달러대였는데, 지금은 3달러를 훌쩍 넘어섰단다. LA에 연수차 머물고 있는 선배도 차 끌고 다니기 겁날 정도라는 얘기를 했다. 코리아타운 최대 뉴스는 연일 벌어진 한인 살인사건이었다. 한 달새 무려 19명의 한인이 살해당하는 바람에, USA투..

여행 2006.05.25

LA 차이니즈 시어터

영화의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 가면 빼놓지 않고 들리는 곳이 바로 차이니즈 시어터다. 흔히 언론 보도나 사람들은 줄여서 차이니즈 시어터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명칭은 맨스 차이니즈 시어터다. 이곳은 유명 할리우드 대작들의 월드 프리미어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며 극장 앞에 유명 스타들의 서명과 함께 손도장, 발도장이 찍혀 있어 널리 알려졌다. 국내 피카디리 극장이 이것을 흉내냈다. 이 극장은 1927년에 마피아 멤버였던 시드 그로맨이 세웠다. 우리로 치면 자유당 시절 충무로를 휘어잡은 임화수같은 깡패 두목이었는데, 중국식으로 극장을 세운 뒤 흥행을 위해 당시 스타들을 위협해 손도장을 찍게 만든 인물이다. 당시 할리우드에서 그의 말은 곧 법이었기 때문에 스타들은 그를 무서워하며 협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여행 2006.05.24

LA에서 만난 톰 크루즈

20일 저녁 7시30분, LA에서 애비뉴 오브 스타에 위치한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SK텔레콤의 미국 이동통신서비스인 힐리오 오픈 기념 축하리셉션이 열렸다. 취재차 참석한 이곳에서 톰 크루즈를 만났다. 애인인 케이트 홈즈의 손을 꼭 붙잡고 나타난 그는 힐리오 고객이었다. 힐리오 CEO인 스카이 데이튼과 친분이 있어서 힐리오 고객이 됐고, 이날 리셉션에도 참가했다. 그가 고객이 됐다는 기사는 출장오기전 우연히 서울에서 힐리오 관계자를 만났다가 취재를 했고 단독 보도를 한 적이 있다. 앞쪽 테이블에 앉아있던 그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케이트 홈즈의 손을 꼭 붙잡고 놓지를 않았다. 워낙 유명한 스타인지라 시종일관 카메라 세례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내내 홈즈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를 직접 만난 것은 이번..

인터뷰 200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