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안탈리아 6

터키 시데

터키의 해안 도시인 시데는 자동차로 안탈리아에서 1시간 20분, 폭포가 있는 마나브가트에서는 20~30분 가량 걸린다. 이 곳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바닷가에 우뚝 서있는 새하얀 로마시대 신전이 더 할 수 없이 아름다운 고대 유적지다. 안탈리아 일대에 들어서 있던 팜필리아의 항구도시로 발전한 시대는 시데탄이라는 독자 언어를 썼다. 이 언어는 청동기시대에 터키 남서부 아나톨리아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사용한 루비아어로 발전했다. 시데는 바로 루비아어로 석류라는 뜻이다. 그만큼 시데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카타이오스는 시데를 황소의 신 타우로스의 딸 이름이라고 주장했다. 기원전 540년경, 이 지역은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기원전 334년에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항복해 마케도니아..

여행 2014.05.05

터키 페르게 - 마나브가트

"한 가지 시를 쓰는 데도 사람은 여러 도시와 사람들과 물건을 봐야 한다...모르는 지방의 길, 뜻하지 않은 만남, 오래전부터 생각한 이별. 그것들이 우리 속에 피가 되고 눈짓과 몸가짐이 되고 우리 자신과 구별할 수 없는 이름없는 것이 된 다음에야 우연히 가장 귀한 시간에 시의 첫 말이 그 한가운데서 생겨난다." 일본의 불문학자 모리 아리마사는 추억이 우리의 속에서 피가 되고 눈짓과 몸가짐이 되고 우리와 구별할 수 없는 이름없는 것이 되어야 글을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만큼 그는 많은 경험을 하고, 이를 내면에서 녹여 내야 참다운 글이 나온다고 봤다. 터키의 페르게와 시데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경이로움은 아득한 시간의 흐름을 뚫고 날아온 오랜 역사가 몸 안에서 하나로 녹아드는 '물신일체(物神一體)', 합..

여행 2014.05.03

터키 안탈리아 - 줌후리예거리

안탈리아의 볼거리는 사실 줌후리예 거리를 중심으로 양 편에 몰려 있다고 보면 된다. 트램이 지나가는 줌후리예 거리 남쪽은 바로 칼레이치 구 시가지이고, 반대편은 전통 시장인 올드 바자르가 있다. 줌후리예 거리의 중심에는 바로 시계탑이 있다. 시계탑을 중심으로 줌후리예 거리를 따라 동쪽으로 내려가면 색색의 우산이 잔뜩 걸려있는 식당 골목이 나오고, 거기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면 하드리아누스 게이트를 만날 수 있다. 올드 바자르 쪽에는 향신료와 의류, 로쿰, 카펫 상가들이 몰려 있다. 줌후리예 거리를 따라 서쪽으로 향하면 공화국 광장, 즉 줌후리예 광장이 나온다. 이 거리를 중심으로 이렇게 위, 아래로 오르 내리고 건너다니면서 보면 사실상 안탈리아 관광은 대부분 끝나는 셈이다. 다만 안탈리아의 유명한 고..

여행 2014.05.01

터키 안탈리아 - 이블리 미나레 & 칼레이치 항구

안탈리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축물이 바로 이블리 미나레다. 약 40미터에 이르는 높다란 첨탑은 칼레이치 구시가지 어디에서 봐도 보일 정도로 삐쭉 솟아 있어서, 길을 잃었을 때 이정표 삼아 찾아가기 좋다.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서도 이블리 미나레는 대번에 눈에 들어올 정도로 독보적이다. 이블리 미나레를 찾아가는 방법은 전철인 트램을 타고 안탈리아의 명물인 시계탑 인근 칼레 카푸치 역에서 내리면 된다. 이블리 미나레 바로 옆에는 두 갈래 길이 있는데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상점들을 구경하며 계속 아래쪽으로 향하면 해안이 나온다. 바로 칼레이치 항구다. 칼레이치 항구는 터키어로 야트 리마니라고 부르는 구 항구로, 4.5km 길이의 성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이 항구에는 주변 풍경을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들..

여행 2014.04.29

터키 안탈리아 - 칼레이치의 상점들

터키 안탈리아의 칼레이치 구시가지(올드타운)로 들어서면 좁은 골목들 양편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상점들이 눈에 띈다. 주로 터키의 특산품인 카펫과 음식, 장신구 등을 파는 가게들이지만 느낌과 분위기들이 많이 다르다. 터키 상점들도 집요한 호객 행위를 한다. 일단, 동양 사람이 지나가면 중국어든 일본어든 무조건 던진다. 이후 반응이 없으면,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고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바로 "안녕하세요"가 튀어 나온다. 우리네 남대문 시장이 그렇듯, 생존을 위한 필수 외국어를 습득한 것이다. 조금만 상품에 호기심을 보이면 바로 밀착 모드로 변한다. 터키 특산물인 터키 젤리, 즉 로쿰을 권하거나 차 한 잔 하겠냐고 물어 온다. 만일 물건이 마음에 들어 구입을 할 경우 가격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안된다. 의자..

여행 201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