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20/01 8

예스터데이(4K 블루레이)

대니 보일 감독의 '예스터데이'(Yesterday, 2019년)는 발칙한 상상력이 빚어낸 이야기로 비틀스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다. 간단하게 말해 비틀스에 대한 헌사다. 내용은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찾아온 순간 정전 이후 세상 사람들은 비틀스에 대한 존재를 까맣게 잊는다. 비틀스뿐만 아니라 코카콜라도 사라진다. 마치 처음부터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비틀스는 아예 구글 검색에 등장하지도 않으며 사람들은 그들의 존재와 노래를 전혀 모른다. 단 무명 가수인 잭 말릭(히메시 파텔)만 유일하게 비틀스의 노래를 기억한다. 뜻하지 않은 사건에 어리둥절하던 말릭은 비틀스의 노래를 자신의 노래처럼 다시 부르고, 세상은 유래 없는 명곡에 열광한다. 비틀스가 처음에 등장했을 때 누렸던 영광을 말릭이 다시 누리게..

페임(블루레이, 리메이크작)

1980년에 나온 '페임'은 아이린 카라의 너무나 유명한 노래와 걸출한 알란 파커 감독의 훌륭한 연출이 조화를 이룬 뛰어난 작품이다. 따라서 리메이크작을 만든다면 원작의 명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케빈 탄차로엔 감독의 리메이크작 '페임'(Fame, 2009은)은 그런 점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원작보다 나은 노래들과 명장을 뛰어넘는 연출력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메이크작은 잘못 도전장을 던졌다. 노래나 연출, 배우들의 연기, 영상 등 어느 것 하나 원작을 넘어서지 못했다. 내용은 원작과 동일한 뉴욕 예고생들의 성공을 향한 열정과 노력, 눈물과 아픔을 담았다. 배우들 외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시대상을 반영해 음악들이 랩과 힙합을 가미한 점이다.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

토이 스토리4(블루레이)

장난감들이 사람처럼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벌써 4편이 등장했다. 조시 쿨리 감독의 '토이 스토리 4'(Toy Story 4, 2019년)는 전작들과 많이 달라졌다. 이전 시리즈는 카우보이 보안관 우디와 우주 비행사 버즈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작품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듯 여성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작에서 그저 방 한 켠을 조용히 지키며 우디를 응원하던 도자기 인형 보 핍이 여전사가 돼서 전면에 나선다. 그는 연파란색 드레스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양치는 막대를 무기처럼 휘두르며 악당들과 싸운다. 어찌 보면 보 핍의 모험담이라고 할 만큼 그의 비중이 올라갔다. 보 핍은 이제야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찾았다는 듯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며 우디를 돕는다. 심지어 악역을 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