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1399

목격자(블루레이)

신문방송학과 혹은 언론학부 교재에 오랫동안 언론보도의 영향력으로 소개된 유명한 사례가 있다. 바로 '방관자 효과'로 알려진 '제노비스 신드롬'(Genovese syndrome)이다. 1964년 3월,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면에 살인사건 기사를 보도했다. 한밤중에 집에 가던 28세 여성 키티 제노비스가 윈스턴 모즐리라는 범인에게 살해당한 사건이었다. 911을 낳은 '방관자 효과' 보도 당시 NYT는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칼에 찔리는 35분 동안 주변 건물에서 38명이 목격하고도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충격적인 내용의 이 보도는 많은 사람들이 구경꾼처럼 서로 눈치만 보다가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 방관자 효과라는 말을 낳았고, 급기야 미국 정부에서 긴급전화의 ..

나바론 요새(4K)

J 리 톰슨(J. Lee Thompson) 감독의 '나바론 요새'(The Guns Of Navarone, 1961년)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연합군의 특공작전을 다룬 전쟁영화다. 그리스 인근 섬에 고립된 영국군을 구출하기 위해 연합군 특공대가 독일군이 나바론섬 요새에 설치한 거대한 대포를 폭파하는 이야기다. 원작은 알리스테어 맥클린이 쓴 소설이다. 실화는 아니고 유사한 특공작전에서 영감을 얻어 쓴 허구다. 나름 전쟁영화의 고전처럼 평가받는 작품인데,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은 고인이 된 대스타들이 줄줄이 출연했기 때문이다. 2003년 세상을 뜬 '백경'과 '오멘' '로마의 휴일'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의 명배우 그레고리 펙(Gregory Peck)이 특공대장 격인 맬러리 대위를 연기했고, 2001..

제리 맥과이어(4K)

영화들 중에는 대사로 기억되는 작품이 있다. 카메론 크로우(Cameron Bruce Crowe) 감독의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 1996년)도 그런 영화다. 힙합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가끔 '쇼 미 더 머니'를 크게 외치는 경우가 있는데 그 효시가 바로 이 작품이다. 유명한 스포츠 에이전트인 제리 맥과이어(톰 크루즈 Tom Cruise)가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면서 마지막으로 붙잡고 늘어진 상대가 프로 미식축구(NFL) 선수 로드 티드웰(쿠바 구딩 주니어 Cuba Gooding Jr.)이다. 하지만 티드웰은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해 명문팀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와이드 리시버다. 그런데도 자존심이 강한 티드웰은 자신을 일류 선수 대접을 해달라며 맥과이어에게 전..

루카(블루레이)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의 애니메이션 '루카'(Luca, 2021년)는 보고 나면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다. 감독이 나고 자란 이탈리아의 친퀘테레 풍경을 어찌나 아름답게 묘사했는지 보고 있으면 가슴이 설렌다. 바닷가 언덕을 따라 형형색색으로 늘어선 집들과 지중해의 햇살을 머금고 있는 투명한 물빛, 바람에 흔들리는 빨래까지 친퀘테레의 아름다운 풍광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자갈이 깔린 해변과 물, 하늘거리는 풀 등을 보면 그림 같지 않고 실제 같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색감까지 더해져 컴퓨터 그래픽인데도 마치 손으로 그린 그림 같다. 이런 느낌은 일본 산세를 배경으로 잘 살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저패니메이션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카사로사 감독은 어려서 좋아한 하야오 감독의 작품에 큰 영향을 받았다...

언더월드4 어웨이크닝(4K)

사골 국물처럼 거듭 우려먹는 시리즈가 '언더월드'와 '레지던트 이블'이다. 공교롭게 두 시리즈는 닮았다. 여전사가 주인공인 점도 그렇고, 여간해서는 죽지 않는 불멸의 능력을 타고났으며 사람이 아닌 괴물들과 싸운다는 점이 그렇다. 특히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제작진이 마음만 먹으면 계속 시리즈를 거듭할 수 있다. 스웨덴의 만스 말린드와 비욘 스테인이 공동 감독한 '언더월드 4 어웨이크닝'(Underworld : Awakening, 2012년)은 대를 잇는 이야기로 시리즈가 진화됐다. 흡혈귀와 늑대인간 사이에 태어나 양쪽 모두의 발전된 능력을 지닌 아이를 여전사가 보호하는 내용이다. 흥행에서 재미를 못 본 3편 이후 6년 만에 여전사 셀린느로 돌아온 케이트 베킨세일(Kate Beckinsale)은 액션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