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1399

아키라(4K)

오토모 카츠히로 감독의 애니메이션 '아키라'(Akira, 1988년)를 처음 본 것은 대학 때 복제한 비디오테이프를 통해서였다. 화질도 안 좋고 번역도 돼있지 않았던 터라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기말의 디스토피아적인 암울한 분위기와 충격적인 영상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랬기에 DVD가 등장한 이후 미국 아마존닷컴에서 영어자막으로 된 미국판 DVD 타이틀을 주저 없이 주문했고 다시 한글 자막이 들어간 국내판 DVD도 구입했다. 이번에 블루레이까지 국내에 정식 출시돼 반갑기 그지없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사실적인 그림 때문이다. 이 작품은 무조건 색을 많이 써서 부드럽고 둥글둥글하게 표현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나 아톰, 마징가제트처럼 다리가 길고 머..

1917(4K)

1917년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분기점이 된 두 가지 사건이 일어난 해다. 미국의 참전과 러시아의 이탈이다. 중립을 견지하며 방관하던 미국은 독일이 유보트를 앞세운 무제한 잠수함 작전으로 1915년에 루시타니아호를 침몰시키자 이를 빌미로 전쟁에 개입해 연합국에 군수물자를 대량 지원하다가 1917년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강대국인 미국의 참전은 좀처럼 기울지 않던 전쟁의 균형추를 대번에 영국과 프랑스 등 연합국 쪽으로 기울게 했고 이듬해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동맹국이 항복하게 만들었다. 반면 러시아의 이탈은 좀 더 빨리 끝날 수 있었던 전쟁을 1918년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러시아는 1917년 2월에 일어난 사회주의 혁명으로 케렌스키 정부가 들어서며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가 퇴위했다. 이후 혼란스러운..

원초적 본능 - 무삭제 감독판 (블루레이)

*** 카카오에서 10년 전 올린 이 글의 원본을 이유 없이 블라인드 처리해서 다시 올립니다. 카카오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구체적 이유를 알려주지 않아 일부 사진을 흐리게 처리했습니다. 블루레이 원본은 캡처 사진과 달리 또렷하게 나옵니다. *** 1980년대에는 '애마부인' '어우동' '개인교수' '채털레이 부인의 사랑' 등이 남학생들 사이에 화제의 영화였다. 어떻게든 보고 싶어 안달을 했고, 덕분에 안소영과 실비아 크리스텔 등이 꽤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 그 맥을 잇는 영화 중 하나가 폴 버호벤 감독의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 1992년)이다. 성애 영화는 아니지만 특정 장면과 농도 짙은 정사 씬 때문에 그런 대접을 받았다. 사실 이 작품은 꽤 잘 만든 스릴러다. 여류 추리..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4K 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3편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 1989년)은 어찌 보면 2편인 '마궁의 사원'보다 더 1편에 가까운 속편 같은 영화다.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 때 사용했다는 성스러운 잔, 즉 성배를 찾은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을 다뤘다. 성배에 성수를 떠서 마시면 늙지 않고 영생을 누릴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면서 나치 독일까지 이를 찾기 위해 뛰어들며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진다. 1편에서 다룬 모세의 성궤처럼 역사 속 수수께끼에 도전장을 던졌고, 1편과 마찬가지로 나치 독일에 대항하는 점에서 인디아나 존스의 본류에 더 가깝다. 여전히 역사 속 수수께끼를 풀어야 진전되는 이야기는 어드벤..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4K 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 마궁의 사원'(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 1984년)은 전편인 '레이더스'의 엄청난 인기를 등에 업고 등장한 속편이다. 이야기는 인도의 고대 도시에 몰래 숨어든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 Harrison Ford) 박사 일행이 밀교 집단 무리와 싸워 노예처럼 붙잡혀 일하는 아이들을 구출하는 내용이다. 속편이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 설정이 전편과 다르다. 우선 나치 독일이 등장한 전편과 달리 정체불명의 괴 집단이 악당으로 등장한다. 인디아나 존스 박사가 찾는 대상도 고대 유물이 아닌 인도 어느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신비한 돌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고고학자의 모험담이라기보다 해결사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