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1399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울리 에델(Uli Edel) 감독의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 1989년)는 휴버트 셀비 주니어가 1960년대 발표한 소설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 뉴욕 빈민가 브루클린에서 살아가는 하층민들의 모습을 통해 겉으로 화려하지만 뒤로 곪고 썩어 들어가는 미국의 단면을 그렸다. 작가가 본 브루클린은 동성애와 매춘, 마약과 폭력으로 얼룩진 지옥이었다. 그래도 그 안에 희망과 꿈을 갖고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긍정적 시각이 담겨 있다. 내용이 그렇다 보니 영화는 시종일관 어둡고 칙칙하다. 보고 있자면 절로 한숨이 나올 만큼 답답한 상황의 연속이다. 이 작품은 영상보다 마크 노플러(Mark Knopfler)가 담당한 음악이 유명하다. ..

슈렉 2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 2'(Shrek 2, 2004년)는 잘 키운 캐릭터가 얼마나 대단한 효자상품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다. 앤드류 애덤슨(Andrew Adamson), 켈리 애스버리(Kelly Asbury), 콘래드 버논(Conrad Vernon) 세 명이 공동감독한 이 작품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풍자와 웃음 덕분에 전편보다 더 재미있다. 이번 풍자의 대상은 예전 영화들과 비벌리힐즈 거리다. '지상에서 영원으로' '스파이더맨' '플래쉬댄스' '반지의 제왕' 등 갖가지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을 흉내 낸 영상과 비벌리힐즈를 그대로 옮겨놓은 왕국의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여기에 장화 신은 고양이, 프린스 챠밍, 대모 요정 등 새로 투입된 캐릭터들 또한 슈렉, 동키 못지않은 활약을 한다...

쿵푸허슬

주성치(周星馳)가 '소림축구'의 후속작으로 내놓은 '쿵푸허슬'(功夫, 2004년)은 패러디와 오마주로 가득한 영화다. 초반은 서부극과 미국 갱영화 분위기를 흉내 냈으며 중반부터 무협영화 패러디, 결말에 가서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로 마감한다. 이번 작품 역시 주성치 특유의 정신없는 액션과 황당 유머가 주조를 이룬다. 전작과 달라진 점이라면 대폭 늘어난 컴퓨터 그래픽. '매트릭스'를 만들려다 그만둔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지나칠 정도로 CG가 많이 쓰였다. 그래도 시종일관 즐겁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2.40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뛰어난 샤프니스와 세부묘사, 암부 표현력 등에서 '무간도 트릴로지' 박스세트에 수록된 '무간도' 1편보다 낫다...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로제 바딤(Roger Vadim) 감독의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And God Created Woman, 1956년)는 BB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브리짓드 바르도(Brigitte Bardot)를 전 세계에 알린 화제작이다. 당시 바딤 감독의 부인이었던 바르도는 연기와 대사 처리가 서툴렀지만 뇌쇄적 몸짓으로 MM(마릴린 먼로), CC(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함께 세계의 섹스 심벌로 떠올랐다. 바딤이 대본을 쓴 영화 내용은 단순하다. 남자들과 염문을 뿌리던 프랑스 시골 마을의 바람둥이 처녀가 결혼을 하는데, 격정을 감추지 못하고 남편의 형과 잠자리를 함께 한 뒤 방황하다가 다시 남편에게 돌아가는 내용이다. 별 것 없는 내용을 바딤은 특유의 영상과 바르도의 섹시미로 채웠다. 이 작품에서 선보인 바딤의..

슈팅 라이크 베컴

인도 출신 거린더 차다(Gurinder Chadha) 감독의 '슈팅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 2002년)은 신선하고 유쾌한 영화다. 이 작품은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축구선수로 뛰는 영국 여성들의 애환을 다뤘다. 참신한 소재와 더불어 당시 스크린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얼굴들을 주연으로 기용하는 등 기존 영화와 다른 즐거움을 준다. 여성 감독인 차다는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전통에 맞서 소신을 굽히지 않고 꿈을 위해 노력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건강하고 밝게 묘사했다. 또 여성들의 축구 경기 모습과 함께 감독의 경험을 살려 인도 가정의 전통적 모습을 영화 곳곳에 녹여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만큼 여러 가지 면에서 볼거리가 많고 즐거운 작품이다. 원제는 '베컴처럼 감아 차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