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1390

레이디 킬러

에단(Ethan)과 조엘 코엔(Joel Coen) 형제의 영화는 대부분 그렇듯, 웃음이 터지는 상황에서도 마음 놓고 웃을 수 없는 황당함과 안타까움이 있다. '레이디 킬러'(LadyKillers, 2004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쭙잖게 모인 5명의 사나이가 뜻밖의 상황 때문에 차례로 사라지는 이야기는 어이없으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죽는 게 장난이냐는 항변이 터져 나올 법도 한데, 코엔 형제의 비틀기식 이야기에 익숙해 그런 지 그러려니 하게 된다. 모처럼 유쾌하게 본 작품이다. 10월 1일 국내 출시될 DVD 타이틀을 미리 보았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아주 뛰어난 화질을 갖췄다. 황색 톤의 색감도 잘 살렸고 세부 묘사 또한 섬세하다.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

킬 빌2

'빌을 죽여라'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의 '킬 빌 2'(Kill Bill vol.2, 2004년)는 전편과 달리 서부극 이미지가 강하다. 주인공과 악당들이 일본도와 중국 무술을 휘두르며 설치지만 엔리오 모리코네의 서부극 음악과 황량한 벌판이 펼쳐지는 풍경은 영락없는 마카로니 웨스턴이다. 주인공 브라이드(우마 서먼 Uma Thurman)는 자신의 결혼식을 장례식장으로 만든 빌(데이비드 캐러딘 David Carradine)과 그 일당에게 복수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노력하다. 그 노력, 즉 복수는 처절하고 결과는 허무하다. 2편은 1편의 사족 같은 느낌이 강하다. 1편만큼 쇼킹하고 치기 어린 액션도 없고, 이야기가 늘어진다. 차라리 1편의 시간을 조금 더 길게 늘리더라도 한 편..

복수는 나의 것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2년)은 하드 보일드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영화다. 하드 보일드라는 말은 작가 더쉴 해미트의 추리 소설 이후 오랜만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본 사람들은 이 작품을 보고 많이 놀랐겠지만, 류승완 감독 말마따나 박찬욱의 본령이 바로 이 작품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올드보이'를 봐도 그렇고, 그는 잔혹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주가 있다. 장기 밀매단에게 사기를 당한 청년(신하균)과 그에게 아이를 유괴당한 아버지(송강호), 아이 아버지에게 고문을 당하고 죽은 여자(배두나) 패거리의 3가지 복수가 맞물린 이 작품은 공포영화처럼 참혹하고 잔인하다. 복수에 불타는 사람들이 피구덩이 속에서 차례로 죽어가는 모습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저수지의 개들'을 연상케 한다. ..

...ing

영상원 1기 졸업생 이언희 감독의 데뷔작 '...ing'(2003년)는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는 여고생과 엄마, 그리고 아래층 청년 사이에 벌어지는 안타까운 사랑을 담았다.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듯 다분히 소녀 취향의 멜로물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할 사건 없이 소소하게 흘러간다. 스토리는 그렇더라도 소녀가 죽는 이유나 인물들의 관계 설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옥탑방 고양이'로 뜬 김래원과 '장화, 홍련'의 임수정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말고 이렇다 하게 끌리는 것이 없는 작품.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의 화질은 투명하지 못하다. 필터를 사용한 색감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해 깨끗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잔잔한 편. 서라운..

데스티네이션2

데이비드 엘리스(David R. Ellis) 감독의 '데스티네이션 2'(Final Destination 2, 2003년)는 죽음을 다룬 영화다. 미친 살인마나 귀신의 소행이 아닌, 일상 속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느닷없는 죽음이다. 그래서 더 섬뜩하다. 원래 공포영화를 싫어해 기자 시사회 때 별로 보고 싶지 않았으나,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봤더니 아주 흥미진진했다. 공포 영화가 아닌 재앙 영화였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초자연적 존재, 즉 운명처럼 그렸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러나 미국 평론가들은 이번 작품의 1편의 신선한 소재를 그대로 답습했다며 혹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것은 재미있다는 증거. 다만 사람들을 덮치는 죽음의 과정이 다소 작위적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