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스미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크립'(Creep, 2006년)은 지하철을 무대로 다룬 공포물이다. 내용은 무려 150년 가까이 된 영국의 미로같은 지하철에 갇힌 여인이 정체모를 괴한에게 쫓기는 이야기다.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지하철을 이용해 공포감을 자극한 시도는 좋았으나 이야기의 생략이 심한게 흠이다. 중반 이후 여주인공의 뒤를 쫓는 살인마에 대한 설명과 살인 동기 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 감독은 DVD에 실린 음성해설을 통해 "너무 많은 설명은 지겹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렇다보니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진다. 등장인물들은 그저 무작정 비명을 지르고 무기를 휘두르며 달릴 뿐이다. 놀이공원내 귀신의 집처럼 깜짝놀라게 만들기는 하지만 정작 모골이 송연한 공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