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남자 속옷 48

트랜스포머 3 (블루레이)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3'는 3부작의 완결편답게 온갖 로봇들이 총출동해 일대 결전을 벌인다. 엄청나게 쏟아 부은 물량 공세 덕분에 요란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2011년 6월 29일 국내 개봉일에 54만4,995명이 입장하며 개봉 첫째 날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상영 기간 관객 동원 숫자도 778만명으로 역대 외화 흥행 순위 3위에 오르며, 시리즈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들었다. 참고로, 2007년 개봉한 1편은 740만명이 관람해 역대 외화 흥행 순위 5위다. 오락 영화로서 괜찮은 성적표를 올린 비결은 실사와 컴퓨터그래픽을 절묘하게 섞은 볼거리다. 집채만한 로보트들의 움직임을 마치 실사처럼 실감나게 구현한 컴퓨터그래픽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자동차가 달리는 상태에..

디어 헌터 (블루레이)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디어 헌터'(The Deer Hunter, 1978년)는 러시안 룰렛이라는 게임을 전세계에 알린 영화로 유명하다. 처음 이 영화에서 러시안 룰렛 게임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게임은 두 사람이 6연발 권총에 탄알을 한 발 장전한 뒤 약실을 돌려서 서로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도박이다. 약실이 회전하기 때문에 총알이 어디에 있는 지 모르는 상태에서 목숨을 걸고 하는 미친 게임이다. 죽을 확률은 당연히 6분의 1. 제정 러시아 시대에 군인들이 감옥에 갇힌 죄수들을 상대로 이런 게임을 벌였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월남에 파병된 미군들이 베트콩들에게 포로로 잡힌 뒤 이 게임을 강요당한다. 치미노 감독은 이를 ..

크로아티아 랩소디 - 지상낙원 두브로브니크

예전에 유럽 출장을 갈 때 마다 유럽에서 10년이상 거주한 현지 가이드들에게 유럽에서 가장 갈 만 한 곳을 꼭 물어봤다.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많이 짚은 곳이 바로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였다. 그때는 이름도 생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꼽을 때는 이유가 있으리란 생각에 2011년 여름휴가 때 작정하고 찾아갔다. [공항에서 두브로브니크 시로 들어가는 언덕길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내려가며 차창 너머로 찍은 두브로브니크 성. 언덕 굽이를 도는 순간 마치 물 위에 뜬 성처럼 두브로브니크가 나타났다.] 하도 좋은 곳이라고들 해서 준비를 좀 해서 가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국내에 크로아티아에 대해 다룬 책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 한 두 권 있는 책들도 제대로 된 정보, 특히 두브로브니크에 대한 정보는 전무하..

2014.01.22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블루레이)

이제 조금 있으면 IT 기자들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몰려간다. 매년 2월이면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관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바르셀로나가 신기했으나 일 때문에 몇 차례 다녀오면서 예전처럼 흥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우디 앨런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Vicky Cristina Barcelona, 2008년)에서 눈에 익은 바르셀로나 풍경을 다시 보니 반가웠다. 이 영화는 황당한 상황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우디 앨런의 독특한 작품이다. 즉, 슬랩스틱이나 말장난이 아닌 상황 자체를 어이없게 만들어 실소를 자아내는 식이다. '미드나잇 인 파리'가 판타지 같은 분위기로 유머러스한 상상력을 자극했다면,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동물의 왕국 같은 분위기로 말..

칼리귤라 (블루레이)

영화 '칼리귤라'(Caligula, 1980년)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품도 드물 것이다. 우선 제작진의 면면을 보면 대충 어떤 영화인 지 감이 온다. ** 그들이 왜 뭉쳤을까 ** '모넬라' '올 레이디 두 잇' '살롱 키티' 등 에로틱한 영화로 유명한 틴토 브라스 감독이 만들었고, 포르노잡지인 펜트하우스가 제작했다. 이쯤되면 대충 감이 온다. 하지만 출연진을 보면 막연하게 포르노성 영화라는 추측이 무색해진다. '시계태엽 오렌지' 'if...'의 말콤 맥도웰, '아라비아의 로렌스' '마지막 황제'의 피터 오툴, '백야' '레드'의 헬렌 미렌, '샤인' '간디' '미스터 아더'의 존 길구드 등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여기에 '벤허'의 공동 각본을 쓰고 '링컨' 평전을 집필한 미국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