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애니메이션 174

토이 스토리4(블루레이)

장난감들이 사람처럼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벌써 4편이 등장했다. 조시 쿨리 감독의 '토이 스토리 4'(Toy Story 4, 2019년)는 전작들과 많이 달라졌다. 이전 시리즈는 카우보이 보안관 우디와 우주 비행사 버즈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작품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듯 여성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작에서 그저 방 한 켠을 조용히 지키며 우디를 응원하던 도자기 인형 보 핍이 여전사가 돼서 전면에 나선다. 그는 연파란색 드레스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양치는 막대를 무기처럼 휘두르며 악당들과 싸운다. 어찌 보면 보 핍의 모험담이라고 할 만큼 그의 비중이 올라갔다. 보 핍은 이제야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찾았다는 듯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며 우디를 돕는다. 심지어 악역을 맡..

라이온 킹(블루레이,실사판)

존 파브로 감독의 '라이온 킹'(The Lion King, 2019년)은 디즈니의 위대한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의 실사판이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그림이 아닌 실물 촬영 같은 영상으로 다시 만든 리메이크판이다. 그런데 실사판이라고 하기 애매한 것이, 여기 나오는 풍광과 동물은 실물이 아닌 99.9%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디지털 캐릭터이다. 100% 라고 하지 않은 것은 실제 아프리카 가서 찍은 풍광이 초반에 한 컷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니 실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면 사람이 그린 애니메이션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컴퓨터 그래픽이 어찌나 감쪽같은 지 실사판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들판 위로 뛰어다니는 동물과 새떼, 사자와 하이에나의 모습은 마치 BBC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라이온 킹(4K)

디즈니 애니메이션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로저 알러스와 롭 민코프 감독의 '라이온 킹'(The Lion King, 1994년)이다. 이야기와 그림보다 음악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영화 성공 이후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며 황금빛으로 떠오르는 해와 함께 아프리카 말로 힘차게 터져 나오는 'Circle of Time'을 들으면 가슴이 벅차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스카가 야욕을 드러내는 장면에 흐르는 'Be Prepared'. 제레미 아이언스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와 합창이 더해지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 음악들은 기사 작위를 받은 영국의 팝가수 엘튼 존이 작곡을 하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에비타' 등 록 뮤지컬에 빛나는 작사가 팀 라이스가 가사를 썼으며, 유명 영화음악가 ..

밤비 (블루레이)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밤비'(Bambi, 1942년)는 디즈니 입장에서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팬들 입장에서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온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세계가 제2차 세계대전으로 난리를 치르던 전쟁통의 한 복판에서 태어났다. 시장의 절반이나 마찬가지였던 유럽은 나치의 침공으로 전화에 휩싸여 극장 개봉을 할 수 없었고, 미국 또한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애니메이션을 평화롭게 감상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할리우드에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애니메이터 등 수많은 영화 종사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전쟁과 파업이라는 외부 환경변수로 이중고를 겪던 디즈니는 결국 재정 압박에 봉착하면서 '밤비'를 만들 수 없는 형편이 됐다. 이에 디즈니는 팔을 걷어붙이고 전미은행장에게 작품에 대해 열심..

인어공주 (4K 블루레이)

디즈니에서 28번째로 만든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인어공주'(The Littel Mermaid, 1989년)는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과거에 '백설공주' '피노키오' '피터팬' 등 히트 애니메이션을 줄줄이 내놨던 디즈니스튜디오는 1980년대 들어 위기를 맞는다. 1966년 월트 디즈니 사망 이후 버팀목이 돼주었던 '나인 올드멘'(9 old men)으로 불린 초창기 히트작들을 그려낸 애니메이터들이 줄줄이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부서 폐쇄까지 심각하게 고려했다. 이때 CEO였던 마이클 아이스너는 1984년 파라마운트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던 제프리 카젠버그를 회장으로 영입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첫 작품이 바로 '인어공주'다. 이 작품을 계기로 디즈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