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톰 행크스 20

토이 스토리4(블루레이)

장난감들이 사람처럼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벌써 4편이 등장했다. 조시 쿨리 감독의 '토이 스토리 4'(Toy Story 4, 2019년)는 전작들과 많이 달라졌다. 이전 시리즈는 카우보이 보안관 우디와 우주 비행사 버즈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작품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듯 여성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작에서 그저 방 한 켠을 조용히 지키며 우디를 응원하던 도자기 인형 보 핍이 여전사가 돼서 전면에 나선다. 그는 연파란색 드레스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양치는 막대를 무기처럼 휘두르며 악당들과 싸운다. 어찌 보면 보 핍의 모험담이라고 할 만큼 그의 비중이 올라갔다. 보 핍은 이제야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찾았다는 듯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며 우디를 돕는다. 심지어 악역을 맡..

포레스트 검프(4K 블루레이)

"이제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아들의 물음에 죽어가는 엄마가 대답한다. "그건 누구도 알려줄 수 없단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 속 같아서 이번에 집는 초콜릿이 어떤 맛일 지 아무도 몰라."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이 만든 영화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년)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였다. 이는 곧 이 영화의 주제와도 일맥 상통한다. 영화는 도시 위를 떠가는 깃털로 시작해 운동화에 붙어 있다가 날려가는 깃털로 끝난다. 깃털이 바람에 날려 어딘가로 떠가듯 인생 또한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 속 댄 중위처럼 열심히 노력하지만 뜻하지 않게 베트남 전쟁에서 부상을 당해 상이군인이 되기도 하고, 그저 여자친구의 "달려" 한마디만 맹목적으로 쫓아서 미식축구 경..

라이언 일병 구하기(4K 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 1998년)는 전쟁 영화의 새 장을 연 작품이다. 전장의 참상을 핸드 헬드 카메라를 이용해 심하게 흔들리는 영상과 팔, 다리가 잘리고 내장이 쏟아지는 극사실주의 영상으로 고스란히 재현했다. 특히 초반 10여분 동안 이어지는 상륙작전 장면은 마치 다큐멘터리 필름을 보는 것처럼 사실적이다. 그래서 2시간 동안 반전을 주장한 전체 이야기보다 초반 10분의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와닿는다.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닐랜드 형제와 설리번 형제의 실화를 토대로 만들었다. 닐랜드 3형제의 경우 제101 공수부대에 배치돼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투입됐으나 2명이 죽고 1명만 남게 되자 미국 정부에서 구..

천사와 악마(4K 블루레이)

댄 브라운이 쓴 소설 '다빈치 코드'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 2009년) 또한 놓칠 수 없다. 그가 다빈치 코드 보다 먼저 쓴 이 소설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처럼 '다빈치 코드'의 로버트 랭던 교수가 등장해 추기경들의 납치와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어 나간다. 탁월한 이야기꾼인 댄 브라운은 '다빈치 코드'처럼 이 작품에서도 일루미나티에 얽힌 역사와 허구를 적당히 섞어놓아 실제처럼 그럴 듯 하게 이야기를 꾸몄다. 덕분에 이야기는 설득력이 높고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댄 브라운과 프레드릭 포사이드 작품처럼 원작 소설이 뛰어난 경우 영화로 만드는 것이 어렵다. 소설의 탁월한 묘사와 재미를 영화로 되살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 그래서 영화 '다빈치 코드'는 아쉬움이 남는..

인페르노(블루레이)

론 하워드 감독의 '인페르노'(Inferno, 2016년)는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에 이어 로버트 랭던 교수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원작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댄 브라운이 쓴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내용은 인구과잉이 인류에게 파멸을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 일단의 사람들이 벌이는 음모를 다뤘다. 자연스러운 인구 감소가 어려울 것으로 본 문제의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인구를 줄이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이를 알게 된 로버트 랭던 교수가 여기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랭던 시리즈의 특징은 고대 문화나 역사 이야기를 수수께끼에 접목해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지적 즐거움을 주는 데 있다. 이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댄 브라운이 이를 위해 선택한 열쇠는 단테의 '신곡'이다. 단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