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터너는 세상에 안개의 아름다움을 알린 화가다.
'안개 속의 해돋이' 등 18~19세기에 그가 그린 그림들을 보면 안개 속에 싸인 바닷가 풍경이 더 할 수 없이 아름답고 신비하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그저 자연의 일부였던 안개를 미적 대상으로 새롭게 발견하게 됐다.
론 프리크 감독도 마찬가지다.
그는 다큐멘터리 '바라카'(Baraka, 1992년)를 통해 세상 곳곳의 풍경을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강렬한 영상으로 새롭게 부각시켰다.
아이맥스 카메라를 이용해 전세계 24개국에서 촬영한 이 작품은 일체의 대사나 해설없이 그저 영상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세상을 보여준다.
보고나면 마치 오랜 꿈이나 깊은 명상에서 깨어난 것 같은 신선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제목인 바라카는 수피 언어로 생명을 함께 엮는 실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출시된 블루레이는 뛰어난 영상과 음질로 원작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2.21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눈이 부실 정도.
DTS-HD를 지원하는 음향 또한 훌륭하다.
뛰어난 서라운드 효과는 영상 속에 빨려들어 몰아일체의 경험을 하게 해준다.
부록으로 1시간이 넘는 제작과정과 복원 등 2가지가 수록돼 있는데 자막이 전혀 없어 보기 불편하다.
<블루레이 화면을 순간 포착한 장면>
미국에서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이기는 하지만 대사와 해설이 전혀 없고 오로지 음악만 나오기 때문에 보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은 아이맥스로 촬영한 영상을 일단 70미리 필름으로 옮긴 뒤 8K 텔레시네 작업을 거쳐 제작됐다. 그만큼 화질이 뛰어나다.
작품은 우리가 일상에서 봤던 익숙한 풍경과 함께 쉽게 접할 수 없는 또다른 세계의 모습을 대비시켜 보여준다. 특히 낯선 풍경들은 때로는 충격적으로 다가 온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일부 장면은 타임 랩스 기법을 사용.
노란색의 환희를 보여준 고흐의 그림처럼 이 작품은 강렬한 색감에 다시 한 번 눈뜨게 해준다.
드가의 '춤 추는 무희'는 보는 각도에 따라 사물과 풍경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론 프리크의 다채로운 앵글은 마치 드가의 그림처럼 시각을 자유롭게 해준다.
세상이 어찌 아름답고 평온하기만 하겠는가. 격동의 꿈틀거림 또한 담았다.
인도 갠지스 강가의 화장 장면. 충격적이다.
예전 로마에 들렸을 때 성 베드로 성당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도 분명 저렇게 천장을 올려다 봤기에 그 기억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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