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4/07 14

300: 제국의 부활 (블루레이)

기원전 6세기에 등장한 페르시아 제국은 멀리 인도부터 그리스까지 아우르는 대제국이었다. 계속 영토를 확장하니 이웃 국가들과 부딪치는 것은 당연한데, 그 중에서도 그리스와 전쟁을 벌인 배경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분노와 복수가 씨앗이 된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기원전 500년, 페르시아 통치 아래 있던 그리스 도시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에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은 막강한 군대를 보내 반란을 진압했는데, 기원전 494년 라데 전투에서 크게 패한 이오니아도 그 중 하나였다. 문제는 아테네가 이오니아를 지원했다는 점이다. 다리우스 왕은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아테네에 분노해 이들을 혼내주고자 기원전 492년 전쟁을 일으켰다. 그러나 첫 번째 원정은 폭풍우로 페르시아 함대가 난파되면서 실패했다. 2년 후인 기원전..

영 앤 뷰티풀 (블루레이)

언제나 발칙하고 도발적인 소재로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프랑소와 오종 감독이 이번에는 10대 소녀의 성매매를 들고 돌아왔다. 그가 만든 '영 앤 뷰티풀'(Jeune et jolie, 2013년)은 원조 교제에 빠진 여고생이야기다. 문제는 여주인공이 뚜렷한 이유없이 원조 교제에 나섰다는 점이다. 주인공 이사벨(마린 백트)은 같은 또래 남학생들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그가 끌리는 남자들은 아버지뻘도 더 되는 나이든 남성들이다. 그들과 성매매를 하며 그는 돈을 모은다. 집안이 가난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돈을 모아서 무엇을 하고 싶다는 목적도 없다. 그만큼 이사벨의 맹목적인 성매매는 보는 이를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우며 불편하게 만든다. 굳이 답을 찾는다면 극 중 흘러 나오는 대사에 있다. "일탈을 꿈꾸는..

그루지 매치 (블루레이)

'록키'(http://wolfpack.tistory.com/entry/록키-DE)의 록키 발보아와 '분노의 주먹'(http://wolfpack.tistory.com/entry/분노의-주먹-SE)의 제이크 라모타는 실베스터 스탤론과 로버트 드 니로를 대표하는 캐릭터이다. 그런데 두 배우가 자신들을 유명하게 만든 캐릭터를 제대로 비틀었다. 피터 시걸 감독의 '그루지 매치'(Grudge Match, 2013년)는 록키와 라모타의 권투 대결을 다룬 스포츠 코미디다. 실명 그대로 등장하지 않지만 두 배우의 설정과 장면들은 누가 봐도 록키와 라모타이다. 지난 4월 터키행 비행기에서 처음 봤는데, 큰 웃음이 터지는 작품은 아니지만 원작을 슬쩍 슬쩍 비튼 장면들이 나름 소소한 재미를 선사한다. 그만큼 원작을 알고 보면..

스탈린그라드 (블루레이)

어떻게 표현해도 비극적일 수 밖에 없는 소재가 있다. 제 2 차 세계대전 때 독·소 격전지였던 스탈린그라드가 그런 소재다. 모든 전쟁이 비극일 수 밖에 없지만, 스탈린그라드는 특히 군인, 민간인 가리지 않고 유례없이 많은 사상자를 내서 더 비극적이다. 히틀러는 제 2 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뒤 1941년 6월 불가침조약을 맺은 당시 소련을 느닷없이 침공했다. 비운의 전장 스탈린그라드 초반에는 나치 독일이 승승장구했으나 첫 번째 겨울을 맞으면서 끔찍한 동장군과 진흙탕에 갇혀 예봉이 꺾었다. 이에 히틀러는 소련의 에너지원인 카프카스 유전지대를 노리고 병력을 집중했다. 폰 클라이스트 대장이 이끄는 독일 제 1 기갑군은 장기인 전격전을 발휘해 파죽지세로 치고 나가 마이코프 유전지대를 점령했다. 여기서 오만해진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