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4/12 8

오로라를 찾아서, 핀란드 이발로

북위 66도 33분을 넘어서면 소위 북극으로 구분하는 북극권이다. 핀란드 이발로의 위도는 북위 68도 39분. 핀란드 최북단 공항이 위치한 북극권인 이 곳을 한겨울에 찾는 이유는 한 가지다. 바로 신비한 빛,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로라를 보는 게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겨울이면 하늘에 구름처럼 둥실 떠 있는 게 아니어서 운이 좋으면 보고 그렇지 못하면 볼 수 없는, 그야말로 로또같은 복불복이다. 핀란드에 20년 이상 살았다는 현지 동포분은 오로라 명소로 알려진 이발로와 이나리를 수 차례 찾았지만 한 번도 오로라를 본 적이 없단다. 이발로의 오로라 가이드 또한 열흘씩 머물러도 오로라를 보지 못하고 가는 사람이 수두룩하단다. 그래서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다. 가서 보면 좋고, 보지 못하면 ..

여행 2014.12.18

프란시스 하 (블루레이)

노아 바움백 감독의 '프란시스 하'(Frances Ha, 2012년)는 뉴욕을 배경으로 한 누벨바그풍 영화다. 감독 자신이 프랑스의 누벨바그 영화를 지향한 만큼 이 영화는 모든 것이 1950년대 프랑스 영화계에 몰아쳤던 누벨바그 바람을 연상케 한다. 장 뤽 고다르, 프랑소와 트뤼포 등 누벨바그 기수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투영했듯이 이 작품은 27세 여성 프란시스를 통해 뉴요커의 일상을 담아냈다. 가진 것도 없고, 그렇다고 직업도 확실하지 않은 싱글 여성인 프란시스의 뉴욕 생활은 참으로 신산하다. 심지어 잘 곳 조차 변변히 없어 떠돌 정도로 어느 것 하나 보장되지 않는 그의 삶이지만 프란시스는 결코 실망하거나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시종일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적극적으로 부닥치는 그의 모습..

익스펜더블2 (블루레이)

사이먼 웨스트 감독이 연출한 '익스펜더블2'(The Expendables2, 2012년)는 전편에 이어 1980년대 액션영웅들이 총출동했다. 기존에 출연했던 실베스터 스탤론, 아놀드 슈왈제네거, 브루스 윌리스, 이연걸, 돌프 룬드그렌 외에 장 클로드 반담, 척 노리스, 리암 헴스워스가 새로 등장했다. 냉전시대 끝물인 1980년대 액션 영화의 주인공들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 강한 남성들이다. 전형적인 카우보이 스타일이었던 레이건 행정부의 지향점이 강한 미국이었던 만큼 이를 반영한 영화 속 주인공도 람보, 코만도 같은 마초들이었다. 이들은 일당백의 능력으로 총알을 피해가며 혼자서 적진을 휘젓고 다녔다. 그만큼 80년대 액션 영화는 줄거리를 떠나 우람한 근육질의 남성이 뿜어내는 호쾌한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