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6/07 9

놀라운 바티칸

1984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바티칸(Vatican)을 돌아보려면 끈기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니 휴가철처럼 사람들이 몰릴 때 방문하면 아주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어가 보면 워낙 훌륭한 볼거리가 많아 인내에 대해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다. 다만 생각보다 돌아볼 곳이 많다 보니 의외로 빨리 지치고 피곤할 수 있다. [바티칸은 오전 9시부터 관람객을 받는다. 그런데 아침 7시부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다. 더운 여름에는 입장을 기다리다가 지친다. 입구 위 조각상의 주인공은 당대 거장이었던 미켈란젤로와 라파엘이다. 앙숙이자 서로의 실력을 인정했던 두 사람의 흔적은 바티칸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작품 보관 때문에 무더운 여름철에도 에..

여행 2016.07.19

피엔자, 몬탈치노, 반뇨 비노니

피엔자와 몬탈치노, 반뇨 비노니는 너른 평원이 떠오르는 북부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들이다. 로마에서 그리 멀지 않아 자동차를 갖고 있다면 하루에 세 군데 모두 돌아볼 수 있다. 1. 피엔자(Pienza) 도시를 가로지르는데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피엔자는 도시라기 보다 아주 작은 마을에 가깝다. 이 곳은 지난해 jTBC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프로그램에서 집중적으로 다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462년에 완성된 피엔자의 대성당. 성당 꼭대기에 베르나르도 로셀리노에게 도시 설계를 의뢰한 교황 피우스2세의 문장이 둥근 원안에 들어 있다. 피우스2세는 도시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그냥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인 피엔자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 곳은 처음으로 사람이 설계해 ..

여행 2016.07.14

로마의 야경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를 제대로 보려면 한 달도 모자르다는 말이 있다. 워낙 유적과 문화유산이 많기 때문이다.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한 이래 로마제국과 교황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던 중세를 거쳐 현대까지 약 2,80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고고학자들은 로마를 레이어의 도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땅을 파면 고대 로마제국과 중세, 르네상스 시기를 거쳐 근대의 역사가 층층이 유물로 녹아 있다는 뜻이다. 그 바람에 로마는 지하철을 뚫기 힘들다고 한다. 지금도 로마의 지하철은 무솔리니 시절에 뚫은 2개 노선 뿐이다. 그만큼 로마는 매력적인 도시다. [로마를 찾은 첫 날 밤, 하필 유로2016 이탈리아와 독일의 8강전이 벌어졌다. 모든 상점들마다 축구 중계하는 ..

여행 2016.07.09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블루레이)

프랑스의 지성 장 폴 사르트르는 체 게바라를 가리켜 "우리 시대의 완전한 인간"이라고 평했다. 게바라는 안락한 의사의 삶을 버리고 험난한 사회주의 혁명의 길로 들어서 쿠바 혁명의 영웅이 됐다. 그렇지만 영웅으로 추앙받는 그의 삶과 죽음은 어느날 갑자기 이뤄진게 아니다. 고뇌와 번민으로 가득찬 그의 젊은 시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의대생이었던 체 게바라는 23세때인 1951년에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와 함께 '포데로사'라고 이름을 붙인 모터사이클을 타고 8개월 동안 남미 대륙을 여행했다. 그는 이 기간에 남미 민중들의 삶을 돌아보고 현실에 눈뜨게 된다. 이때의 경험이 그를 사회주의 혁명가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이 여행은 그에게 삶의 분기점이었다. 체 게바라는 여행 경험을 국내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