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7/03 13

어카운턴트 (블루레이)

게빈 오코너 감독의 '어카운턴트'(The Accountant, 2016년)는 독특한 영화다. 제목 그대로 작은 마을의 회계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자폐증 때문에 주변 사람과 소통이 서툴러 언제나 말이 없고 혼자 있다. 표면적인 수입도 별 볼일 없다. 그저 동네 사람들의 세금이나 줄여주고 몇 푼 얻는 정도.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주말이면 야외 농장에 나가 저격용 소총을 쏘는 것을 즐기는 그는 사실 최고급 킬러다. 각종 무기도 능수능란하게 잘 다루고 무술 실력도 뛰어나다. 여기까지는 일반 액션 영화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자페증 환자들 특유의 뛰어난 수학 실력이다. 어지간한 숫자는 잊어버리지 않고 어려운 계산도 암산으로 척척 해낸다. 이처럼 비상한 머리와 몸이 하나로 결합된 그는 범죄 조직의 돈..

당통

당통은 로베스피에르, 마라와 함께 프랑스 혁명을 성공시킨 1등 공신이다. 랭스에서 법학을 공부한 그는 왕실고문회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자 마라, 에베르 등과 함께 대중적 정치모임인 코르들리에 클럽을 결성했고 자코뱅클럽에도 가입해 혁명을 이끌었다. 이후 파리코뮌에서 검찰관의 차석 보좌관으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아 혁명 정부의 법무장관까지 올랐다. 그는 공안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고 수많은 사람을 처형한 혁명재판소의 전신인 특별재판소를 설치했다. 하지만 그는 극한 대립과 폭력을 싫어한 성격 탓에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에 반대했다. 그 바람에 그는 자코뱅당에서 우파로 분류되며 좌파인 에베르측과 부딪쳤다. 에베르 측에서는 당통이 민중들의 안전을 우선시해 민중과 군대의 일치단결을 ..

고양이의 보은(블루레이)

저패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猫の恩返し, 2002년)은 새로운 지브리 스튜디오 시대의 출발을 알린 작품이다. 그전까지 지브리 스튜디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번갈아 가며 작품을 만드는 시스템이었다. 그렇다보니 두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나이가 든 두 사람의 뒤를 이을 후계자 양성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러던 차에 1999년 일본의 한 테마파크에서 고양이를 소재로 한 20분 분량의 작품을 의뢰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전에 만든 작품 '귀를 기울이면'에 등장하는 고양이 바론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구상했다. 이를 토대로 '귀를 기울이면'의 원작 만화를 그린 히이라기 아오이에게 스토리 구성을 의뢰했다. 아오이가 그린 만화는 나중에 '바론 고양이 남작'이라는 만화책..

아웃사이더

이쯤되면 스타 드림팀이라고 할 만 하다. 맷 딜런, 랄프 마치오, 토마스 하우엘, 패트릭 스웨이지, 톰 크루즈, 다이안 레인, 로브 로, 레이프 가렛,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등 1980년대 청춘스타들이 한 작품에 무더기로 출연한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아웃사이더'(The Outsiders, 1983년)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청춘 송가 같은 작품이다. 부자 마을과 가난한 마을로 양분된 오클라호마의 어느 소도시 백인마을을 무대로, 두 패로 나뉜 청년들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서로 대립하던 두 무리는 결국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에 얽매였다가 허무한 결말을 맞는다. 이를 통해 반항끼 가득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청춘들의 방황과 열정을 다뤘다. 하지만 청춘들의 반항은 비단 1980년대 만의 산물은..

발리의 웨딩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발리는 대형 호텔들이 결혼식장을 함께 운영한다. 신혼여행을 온 이들이 이 곳에서 색다른 결혼식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인트레지스 호텔도 프라이빗 비치 쪽에 결혼식을 위한 예배당을 운영하고 있다. 마침 어느 커플이 오후에 이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세인트레지스 호텔의 결혼식을 위한 예배당.] [어느 커플이 마침 결혼식을 올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예배당에서 식을 올리고 그 앞에서 피로연을 한 뒤 풀빌라에 묵는 식이다. 그래서 보통 가족과 아주 가까운 친지들만 조촐하게 모이는 형태로 진행된다. 세인트레지스 호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보네카 레스토랑이다. 아침 부페를 제공하는 이 곳은 일반적인 호텔 부페와 달리 일급 요리를 테이블에서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여행 2017.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