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1399

브루스 브라더스(4K 블루레이)

블루스라는 음악 장르를 떠올리면 3, 5, 7도의 반음씩 낮아지는 블루노트가 대변하듯 나른함과 끈적임, 그리고 우울한 슬픔이 묻어난다. 노예로 팔려온 흑인들의 영가에 뿌리를 두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우울한 음악을 가지고 요란한 활극을 만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존 벨루시와 댄 애크로이드다. 1970년대 TV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서 코미디를 한 이들은 블루스브라더스 밴드를 결성해 큰 인기를 끈다. 이를 본 제작진이 영화로 만들었고, 컬트 영화처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작품이 바로 존 랜디스 감독의 '브루스 브라더스'(The Blues Brothers, 1980년)다. 어려서 자란 고아원이 밀린 세금 때문에 문 닫을 위기에 처하자, 두 주인공이 나서서 밴드를 재결성해 돈을 버는 내용..

마스크 오브 조로(4K 블루레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 복장과 검은 복면을 한 사나이가 망토를 휘날리며 칼 싸움을 벌이는 '쾌걸 조로'는 과거 흑백 TV 시절부터 유명한 캐릭터다.정작 존스턴 맥컬리의 원작 소설보다 TV 시리즈로 유명한 조로는 요란한 싸움 끝에 칼 끝으로 적의 몸이나 주변에 자신의 서명이나 다름없는 'Z'자를 새기는 장면이 아주 통쾌했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들이 상상에 의존해야 하는 소설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 매체에서 더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그만큼 조로는 영상물로 수 없이 등장했다. 1970, 80년대 영화를 보며 자란 세대라면 단연 잘 생긴 알랑 들롱의 조로를 우선 떠올린다.그 이전에도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타이론 파워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무성 영화시절부터 조로를 연기했다. 마틴 캠벨이 ..

스파이 지니어스(4K 블루레이)

닉 브루노와 트로이 콴 감독이 공동 감독한 '스파이 지니어스'(Spies in Disguise, 2019년)는 제목 그대로 스파이 액션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내용을 보면 애니메이션 아니라면 만들 수 없는 작품이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미국 정보기관의 스파이들 명단을 훔쳐간 악당을 막기 위해 애쓰는 스파이 랜스(윌 스미스)의 이야기다. 명단을 가져가 미국의 스파이들을 모두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는 악당은 과거에 랜스에게 혹독하게 당했던 구원(舊怨)이 있다. 랜스는 007과 제이슨 본을 능가하는 실력을 지닌 슈퍼맨급 스파이다. 혼자서 수십 명 악당을 때려눕히는 것은 일도 아닌 영웅인데 공교롭게 얼굴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악당 때문에 명단 유출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거꾸로 몸 담았던 정보기관에게 쫓기게 된다. ..

모스트 원티드 맨(블루레이)

안톤 코르빈 감독의 '모스트 원티드 맨'(A Most Wanted Man, 2014년)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마지막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그는 이 영화가 선댄스 영화제에서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지 1주일 뒤 약물을 혼합 복용하고 뉴욕의 자택에서 사망했다. 그의 나이 46세였다. 뉴욕대에서 연기를 전공한 뒤 5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그는 '리플리' '매그놀리아' '펀치 드렁크 러브' 등에서 조연이지만 개성 강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미션 임파서블 3' 등에서 선보인 인상적인 악역은 호프만이 얼마나 다양한 색깔을 지닌 배우인지 여실히 보여줬다. 그가 기획하고 주연한 '카포티'는 호프만의 독무대였다. 강렬하고 선 굵은 연기로 작가 카포티의 다면적인 모습을 보여준 ..

아임 낫 데어(블루레이)

밥 딜런(1941~)은 다재다능한 예술가다.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이면서 화가이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이다. 서부극 '관계의 종말'을 비롯해 몇 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유대인인데도 기독교에 빠져 가스펠을 부르며 복음을 전파했다. 한 가지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이토록 여러 가지 분야에서 활약한 것을 보면 타고난 천재인 모양이다. 특히 그가 대중음악에 미친 영향은 독보적이다. 1960년대 딜런의 포크 음악은 당시 플라워 무브먼트와 함께 미국을 휩쓸었다. 단순히 유행가로 인기를 얻는데 그친 것이 아니다. 평화와 반전, 차별 반대와 화합을 부르짖은 정치색 강한 그의 노래들은 그 자체가 강력한 메시지를 내뿜는 선동이었다. 1963년 발표한 앨범 'Freewheeling'이 대표적으로, 대중뿐 아니라 많은 영미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