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1399

엠마(블루레이)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영국의 여류 소설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은 1815년에 발표한 4번째이자 마지막 소설 '엠마'의 주인공을 사람들이 싫어할 것으로 생각했다. 부유한 귀족 가문의 딸로 곱게 자란 엠마는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자기 중심적인 인물이다. 당연히 제멋대로이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엠마를 작가 외에는 좋아할 사람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엠마의 매력은 따로 있다. 그의 막무가내식 성격이 타인에게도 상처를 주지만 이를 깨달아가면서 본인도 상처를 받고 조금씩 변하는 것이다.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그렇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엠마의 매력이다. 특히 사랑에 대한 그의 생각이 변하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잘 맞지 ..

인비저블맨(4K 블루레이)

인류의 위대한 예언자라면 흔히 노스트라다무스(Nostradamus)를 말한다. 하지만 알듯 말 듯 이상한 시로 쓰여 있는 그의 예언서는 해석도 제각각이고 종잡을 수 없다. 하물며 과학적 근거를 찾기란 더욱 힘들다. 오히려 과학적 추론을 바탕으로 미래 문명을 예언한 위대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19세기 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다. 원자폭탄을 예언한 위대한 예언자 HG 웰스 노벨문학상 후보에 네 차례나 올랐던 HG 웰스는 뛰어난 소설가이기 이전에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다가올 미래를 예언했던 미래학자였다. 그는 '과학과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삶과 사고에 미치는 반작용 예측'이라는 기다란 에세이에서 자동차와 철도 등 대중교통이 발달하면서 교통 체증이 일어날 것으로 봤..

조조 래빗(블루레이)

전쟁은 아이들에게 가장 잔혹하다. 고통스러운 환경은 아이답게 자라지 못하게 하며 잘못하면 세상의 전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 감독의 '조조 래빗'(Jojo Rabbit, 2019년)은 아이들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본 블랙 코미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시기에 독일 아이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Roman Griffin Davis)는 나치가 만든 청소년 단체인 히틀러 유겐트에 들어간다. 조조에게 히틀러는 영웅이다. 악마 같은 유대인들로부터 독일을 구하고 악을 무찌르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집에 유대인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 Thomasin McKenzie)가 숨어 있는 것을 알게 된 조조는 경악한다. 조조에게 세상의 전부인 어머니 로지(스칼..

로마 위드 러브(블루레이)

2,7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로마(Rome)는 시 자체가 살아 있는 박물관이다. 그래서 우디 앨런은 로마를 "도시 자체가 예술 작품인 곳"이라고 칭했다. 거리 곳곳이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유적이고 나름 운치와 멋을 지닌 카페, 식당, 상점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여행자라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중세 낭만주의 시대를 거쳐 아득한 고대 로마제국으로 이어지는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그렇게 걷다가 지치면 아무 카페나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가서 다리 쉼을 하며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봐도 좋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도처에 널려 있는 성당에 들어가 수백 년 전 화가들의 그림을 바라보며 조용히 명상에 잠길 수 있다. 이처럼 여기저기 멋과 낭만, 볼거리와 역사가 가득한 도시도 흔치 않으리라..

작은 아씨들(블루레이)

소설 '작은 아씨들'로 유명한 미국의 여류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뒤에는 남다른 부모가 있었다. 그는 183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저먼타운에서 네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브론슨 올컷은 목사이면서 자연주의 철학자였다. 그는 미국 사상계에 큰 영향을 미친 유명한 철학가 랠프 왈도 에머슨과 '월든'을 쓴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우리 교과서에도 실렸던 '큰 바위 얼굴'을 쓴 너대니얼 호손 등과 친분이 두터웠다. '맑은 물에서 용난다' 특히 목사이며 초월주의 철학가였던 에머슨과는 절친이었다. 그의 요청으로 올컷이 '작은 아씨들'을 쓴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 있는 소위 '과수원 집(오처드 하우스)'을 구입했다. 그의 바로 옆집에는 너대니얼 호손이 살았고 에머슨과 소로도 근처에 살며 가족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