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울프팩 2006. 10. 5. 11:52

세상에서 제일 만들기 힘든게 코미디 영화같다.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웃긴다는 것이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정용기 감독의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은 실패한 코미디다.
억지웃음이 도를 지나쳐 실소하게 만든다.

전작인 '가문의 위기'에서 검사 며느리를 맞아들인 덕분에 조폭 생활을 청산한 백호파는 대신 김치 산업에 뛰어들어 큰 돈을 번다.
그러나 전작에서 백호파 때문에 감옥에 갔다가 앙심을 품은 전직 검사 봉명필(공형진)이 출소하며 백호파는 위기를 맞게된다.
봉명필의 음모로 백호파는 파산 직전까지 가지만 일치단결해 어려움을 이겨낸다.

내용을 보면 마치 어른판 남기남 감독 영화같다.
'영구와 땡칠이' '갈가리 패밀리와 드라큐라' 등 약 70편의 작품을 만든 남기남 감독은 주로 아이들 대상의 코미디물을 만들다보니 빨리 찍고 대충 찍기로 유명하다.
줄거리나 구성보다는 코미디언들의 개인기와 특징으로 웃기는 것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가문의 부활'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이야기의 중심을 잃고 과거와 현재를 정신없이 왔다갔다하는 내용 속에서 사람들의 웃음을 쥐어짜내기 위해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마다않는 배우들을 보면 안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캐서린 제타존스가 환상적인 몸놀림을 보여준 '엔트랩먼트'의 레이저 광선 피하는 장면까지 그대로 훔쳐온 것을 보면 2시간을 때울 만한 이야기가 궁했던게 아닌가 싶다.
공짜로 본 영화여서 돈은 아깝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한 황금같은 시간을 갉아먹은게 못내 아쉽다.

정 감독의 이번 작품은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보다 더 퇴보한 느낌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문의 족보-가문의 영광4'를 또 만든다니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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