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용의 만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호방한 화풍과 귀신같은 칼솜씨를 지닌 맹인 검객의 독특한 이야기가 빛을 발하는 명작이다.
그림이 시원 시원하고, 정사 장면을 기왓장이 쏟아져 내리는 풍경으로 표현하는 등 탁월한 은유가 빛나는 작가주의 정신으로 충만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를 원작으로 한 이준익 감독의 동명 영화(2010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원작 만화에서 시골 진사의 서자로 나오는 주인공 견주를 명문 세도가의 서자로 설정해 당쟁의 소용돌이 한복판으로 밀어넣으며 시대극으로 만들었다.
신경질적인 왕을 통해 당파 싸움만 일삼는 조정을 비꼬는 장면들을 보면 '왕의 남자'나 '황산벌'처럼 권세가들을 조롱하는 이 감독 특유의 비판 정신은 살아 있다.
하지만 풍자와 해학 속에 뼈있는 메시지를 담은 원작 만화의 맛깔스런 대사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서 원작의 그윽한 풍미가 가신 느낌이다.
액션도 아쉽다.
슬로모션으로 찍은 칼싸움은 황정민과 차승원의 더러 멈칫 거리는 부분이 보여 실감이 나지 않는다.
슬로모션은 액션의 합이 정교할 때만 멋있게 보이는 데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합을 맞춘 액션의 허점을 드러낸 요소가 됐다.
배우들이 좀 더 높게 뛰고 좀 더 빠르게 돌며 기민하게 움직였어야 했다.
한지혜가 맡은 여주인공 백지라는 캐릭터도 제대로 살지 못하고 병풍에 그쳤다.
시종일관 남성 캐릭터들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 외에는 하는 게 없다.
그마나 건질만한 요소는 정정훈 촬영감독이 찍은 영상이다.
와이드스크린의 장점을 잘 살려 넓게 펼쳐진 대밭이나 초원 등을 찍은 장면을 보면 눈이 시원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색감은 무난하지만 미세한 지글거림이 나타나고 암부 디테일이 묻힌다.
음향은 DTS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인터뷰, 관객과의 대화, 천하무적 야구단과 출연진들의 야구시합을 촬영한 영상 등이 2장의 디스크에 걸쳐 수록됐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초반 주변부가 흐릿하게 나오는 영상은 인물들의 흔들리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누진다초점 렌즈를 사용. 얼굴 한 쪽 등 특정부위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어 한 장면 안에서 여러 군데로 포커스를 움직일 수 있는 점이 특징. 렌즈 사용은 정정훈 촬영 감독의 아이디어다. 죽은 시체의 목을 베는 부관참시 장면. 황정민이 맹인 검객 황정학 역을 맡았다. 일부 장면은 창녕 우포 늪에서 촬영. 맹인 검객 황정학은 실존 인물이다. 그는 조선시대 침술의 대가로 허준, 이제마와 함께 3대 의성으로 꼽힌 인물이다. 한지혜가 기생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캐릭터가 밋밋했다. 그는 극 중 노래 '상사몽'을 직접 불렀다. 대밭 장면은 고창에서 촬영. 실존 인물 황정학은 동굴에 살며 침술을 연구해 사암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그가 쓴 '사암 침구요결'은 지금도 한의학 교재로 쓰인다. 동양화의 여백처럼 공간을 충분히 살린 와이드 영상. 원주에서 촬영. 슬로모션으로 재현되는 칼싸움은 좀 더 정교한 합이 필요하다. 대장간 칼 싸움 장면은 충북 제천의 일지매 세트장에서 촬영. 비운의 악역을 맡은 차승원은 강렬한 캐릭터를 연출하기 위해 송곳니를 덧대는 분장을 했다. 도성 장면 등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배경을 만들었다. 주인공 견주를 연기한 백성현. 황정민 차승원이 맡은 역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그림이 시원 시원하고, 정사 장면을 기왓장이 쏟아져 내리는 풍경으로 표현하는 등 탁월한 은유가 빛나는 작가주의 정신으로 충만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를 원작으로 한 이준익 감독의 동명 영화(2010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원작 만화에서 시골 진사의 서자로 나오는 주인공 견주를 명문 세도가의 서자로 설정해 당쟁의 소용돌이 한복판으로 밀어넣으며 시대극으로 만들었다.
신경질적인 왕을 통해 당파 싸움만 일삼는 조정을 비꼬는 장면들을 보면 '왕의 남자'나 '황산벌'처럼 권세가들을 조롱하는 이 감독 특유의 비판 정신은 살아 있다.
하지만 풍자와 해학 속에 뼈있는 메시지를 담은 원작 만화의 맛깔스런 대사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서 원작의 그윽한 풍미가 가신 느낌이다.
액션도 아쉽다.
슬로모션으로 찍은 칼싸움은 황정민과 차승원의 더러 멈칫 거리는 부분이 보여 실감이 나지 않는다.
슬로모션은 액션의 합이 정교할 때만 멋있게 보이는 데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합을 맞춘 액션의 허점을 드러낸 요소가 됐다.
배우들이 좀 더 높게 뛰고 좀 더 빠르게 돌며 기민하게 움직였어야 했다.
한지혜가 맡은 여주인공 백지라는 캐릭터도 제대로 살지 못하고 병풍에 그쳤다.
시종일관 남성 캐릭터들을 우두커니 바라보는 일 외에는 하는 게 없다.
그마나 건질만한 요소는 정정훈 촬영감독이 찍은 영상이다.
와이드스크린의 장점을 잘 살려 넓게 펼쳐진 대밭이나 초원 등을 찍은 장면을 보면 눈이 시원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색감은 무난하지만 미세한 지글거림이 나타나고 암부 디테일이 묻힌다.
음향은 DTS 5.1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인터뷰, 관객과의 대화, 천하무적 야구단과 출연진들의 야구시합을 촬영한 영상 등이 2장의 디스크에 걸쳐 수록됐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초반 주변부가 흐릿하게 나오는 영상은 인물들의 흔들리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누진다초점 렌즈를 사용. 얼굴 한 쪽 등 특정부위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어 한 장면 안에서 여러 군데로 포커스를 움직일 수 있는 점이 특징. 렌즈 사용은 정정훈 촬영 감독의 아이디어다. 죽은 시체의 목을 베는 부관참시 장면. 황정민이 맹인 검객 황정학 역을 맡았다. 일부 장면은 창녕 우포 늪에서 촬영. 맹인 검객 황정학은 실존 인물이다. 그는 조선시대 침술의 대가로 허준, 이제마와 함께 3대 의성으로 꼽힌 인물이다. 한지혜가 기생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캐릭터가 밋밋했다. 그는 극 중 노래 '상사몽'을 직접 불렀다. 대밭 장면은 고창에서 촬영. 실존 인물 황정학은 동굴에 살며 침술을 연구해 사암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그가 쓴 '사암 침구요결'은 지금도 한의학 교재로 쓰인다. 동양화의 여백처럼 공간을 충분히 살린 와이드 영상. 원주에서 촬영. 슬로모션으로 재현되는 칼싸움은 좀 더 정교한 합이 필요하다. 대장간 칼 싸움 장면은 충북 제천의 일지매 세트장에서 촬영. 비운의 악역을 맡은 차승원은 강렬한 캐릭터를 연출하기 위해 송곳니를 덧대는 분장을 했다. 도성 장면 등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배경을 만들었다. 주인공 견주를 연기한 백성현. 황정민 차승원이 맡은 역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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