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성적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관객 520만 명이라는 수치는 여러 가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러나 지나친 기대는 아니하느니만 못한 법, 실망이 크기 때문이다.
자폐아 마라토너 배형진 군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정윤철 감독의 '말아톤'(2004년)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가슴 따뜻한 휴먼드라마다.
하지만 500만 명이나 들만한 영화인지 의문이다.
흔히 장애인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나 드라마가 눈물에 호소하기 일쑤인데, 이 작품은 강요하는 듯한 감동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덕분에 차분하면서도 침착한 이야기 진행은 오히려 극적인 장면을 나열해 눈물을 짜내는 것보다 더 호소력 있다.
그렇지만 거꾸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심심한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장르영화의 도식을 피하기 위해 비껴간 길이 장르영화의 기본을 외면함으로써 실망을 주는 경우처럼 말이다.
배형진 군을 흉내 낸 조승우의 연기는 좋았으나 어머니를 연기한 김미숙은 다소 과장된 느낌을 받았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크지 않지만 대사 전달은 또렷하다.
부록으로 들어 있는 정윤철 감독의 단편 영화 2편이 볼 만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