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샤크

울프팩 2005. 5. 30. 23:12

'슈렉'을 만든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Jeffrey Katzenberg)와 빅키 젠슨(Vicky Jenson) 감독은 '샤크'(Shark Tale, 2004년)를 통해 바닷속 용궁을 풍자의 세계로 바꿔 놓았다.
형형색색 산호가 네온사인처럼 빛나는 '코랄콜라' '겁' '피시킹' 등 유명 상표를 빗댄 간판과 생선회집 등이 들어찬 바닷속 거리는 영락없는 뉴욕 타임스퀘어와 라스베이거스, 도쿄의 긴자거리를 빼닮았다.

거리뿐 아니라 캐릭터까지 실존 인물들을 흉내 냈다.
떠벌이 물고기 오스카는 윌 스미스(Will Smith), 바닷속 마피아인 상어 대부 돈 리노는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 돈벌이에만 급급한 얌체 복어 사익스는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을 닮았다.

화려한 지느러미의 롤라는 앤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 오스카를 사랑하는 앤지는 르네 젤위거(Renee Zellweger), 채식주의자 상어 레니는 잭 블랙(Jack Black)이다.
여기에 해당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까지 맡아 마치 실제 배우를 보는 듯하다.

이 작품은 현실을 흉내 낸 웃음거리가 전부는 아니다.
상어를 죽였다는 거짓말로 영웅이 된 오스카와 그를 연일 대서특필하는 언론의 모습은 돈벌이로 연결되는 현대 미디어의 병폐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다만 그림이 너무 화려해 미처 메시지를 챙길 겨를이 없다.
드림웍스는 글렌데일 CG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스쿼시 & 스트레치 기법을 이용해 출렁이는 물결에 따라 흔들리는 해초 등을 자연스럽게 묘사했다.

또 이번 작품에 쓰인 글로벌 일루미네이션 솔루션 기법은 물결에 따라 변하는 그림자와 물의 반짝임 등을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실감 나게 표현했다.
그렇지만 마천루와 네온사인이 가득 찬 물고기들의 해저 도시는 너무 현란해 물속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또 마사 스튜어트, 제시카 심슨 등 풍자 대상이 된 유명인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어서 풍자의 묘를 느끼기 쉽지 않다는 점이 옥에 티다.
바닷속 세계를 다룬 비슷한 작품 '니모를 찾아서'가 쉬운 줄거리와 예쁜 캐릭터로 어린 관객들을 겨냥했다면 이번 작품은 실제 배우를 닮은 캐릭터와 어른들의 유머, 현실 풍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성인취향에 가깝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의 DVD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디지털 작품답게 색감도 풍부하고 매끄러운 영상을 자랑한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바닷속 도시는 뉴욕의 타임 스퀘어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주인공 오스카와 애인 앤지의 목소리는 윌 스미스와 르네 젤위거가 연기.
의외의 캐릭터는 복어 사익스 목소리를 연기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
실제와 유사하게 살려낸 앰비언트 조명이 환상적이다.
요부 물고기는 앤젤리나 졸리가 목소리를 녹음.
'씨비스킷'을 연상케 하는 해마들의 경주장.
'대부'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상어 두목 아들의 장례식. 상어 두목 목소리는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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