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로마 위드 러브'), 바르셀로나('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를 거친 우디 앨런 감독의 다음 행선지는 남프랑스다.
그가 만든 '매직 인 더 문라이트'(Magic in the Moonlight, 2014년)는 햇살 좋은 남프랑스를 배경으로 펼치는 마술사와 심령술사의 달달한 사랑이야기다.
주인공인 마술사(콜린 퍼스)는 중국사람으로 위장한 채 마술을 펼치는 영국인이다.
자신의 경험 때문인 지 영험하다고 소문난 젊은 심령술사(엠마 스톤)를 믿지 않는다.
오히려 심령술사의 사기술을 허물어뜨리겠다며 팔을 걷어붙인다.
하지만 정작 허물어진 것은 완고하고 보수적인 마술사의 마음이다.
그때부터 마술사에게는 심령술사의 영험한 술수가 사기인 지 진짜인 지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영화는 달빛 아래 마술처럼 피어난 사랑이야기로 관객을 끌고 들어간다.
아름다운 지역을 배경 삼아 다소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소재로 사랑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미드나잇 인 파리'와 닮았다.
'미드나잇 인 파리'가 파리의 야경이 얼마나 아름답고 낭만적인 지 보여줬다면 이 작품은 남불의 햇살을 만져보고 싶게 만든다.
그만큼 카메라가 사랑스러운 주인공들이 녹아든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을 아름답게 잡아냈다.
이 작품의 카메라를 잡은 인물은 유명한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이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를 찍은 다리우스 콘지는 우디 앨런과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를 찍었고 '세븐' '비치' '패닉 룸' 등을 촬영해 유명하다.
이 작품에서 콘지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감의 영상으로 남프랑스의 풍광을 자연스럽게 잘 살렸다.
더불어 콜린 퍼스와 엠마 스톤의 조합도 훌륭했다.
완고한 영국 신사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콜린 퍼스와 호기심 많은 아가씨의 느낌을 자아내는 엠마 스톤의 연기 호흡이 오래된 연인처럼 죽이 잘 맞았다.
이 작품은 우디 앨런이 유럽을 돌며 찍은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 등 일련의 작품들처럼 진실한 사랑의 힘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결국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의지, 즉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우디 앨런의 강한 신념이기도 하다.
1080p 풀 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소프트한 영상이다.
윤곽선이 칼 끝처럼 명료하지 않지만 부드럽게 조절된 빛, 따뜻한 색감과 로맨틱한 분위기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은은한 서라운드를 들려준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콜린 퍼스가 연기한 마술사 웨이링수는 1861~1918년에 실존했던 마술사 청링수를 모델로 했다. 본명이 윌리엄 엘스워스 로빈슨이었던 그는 뉴욕 태생의 미국인인데 중국인으로 변장하고 마술을 했다.
우디 앨런 감독은 청소년 시절 유명한 마술사 해리 후디니를 좋아해 혼자서 마술을 배우기도 했다.
극 중 등장하는 붉은색 오픈카는 1928년에 생산된 알파 로메오 1600 스포츠형이다.
극 중 연인으로 나오는 콜린 퍼스와 엠마 스톤.
엠마 스톤은 우디 앨런의 초기 작품에 많이 출연한 다이안 키튼의 연기를 열심히 살펴봤다고 한다.
다리우스 콘지 촬영감독은 빛을 잘 살렸다. 은은하게 퍼지는 햇살부터 물에 반사돼 보석가루처럼 반짝이는 반사광까지 놓치지 않고 잘 잡아냈다.
극 중에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베토벤의 '9번 교향곡' 2악장 등이 흐른다.
촬영은 니스의 코트다쥐르 천문대 등 주로 코트다쥐르 지역에서 찍었다.
콜린 퍼스가 연기한 웨이링수의 모델이었던 청링수는 총을 쏘면 이빨로 탄환을 잡아내는 마술로 유명했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이 마술을 하던 중 관객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스트 오퍼(블루레이) (0) | 2017.09.06 |
---|---|
신데렐라 (블루레이) (0) | 2017.08.20 |
고릴라 (블루레이) (0) | 2017.08.16 |
피안화 (블루레이) (0) | 2017.08.15 |
아이 킬드 마이 마더(블루레이) (0) | 2017.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