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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4K 블루레이)

울프팩 2020. 12. 4. 16:54

배트맨과 슈퍼맨의 싸움은 바다거북이와 조오련의 대결만큼이나 슈퍼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얘깃거리였다.

초등학교 때인 1970년대 국내에 처음 영화 개봉을 통해 존재를 알린 슈퍼맨은 어린이들에게 그동안 TV에서 본 만화영화와 차원이 다른 우상이었다.

 

그 뒤로 여러 초영웅들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은 각자의 우상을 내세워 서로 싸우면 누가 이길지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근거도 없는 말싸움을 벌였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년)은 철없는 아이들의 질문에 답을 내놓은 듯한 영화다.

 

내용은 슈퍼맨(헨리 카빌)과 배트맨(벤 애플렉)이 한 공간에 등장하면서 서로 맞붙게 되는 설정이다.

마치 한 집안에 가장이 둘일 수 없다는 아주 오래된 속담부터 '두 개의 태양이 뜨지 않는다'는 말까지 떠올리게 한다.


두 영웅의 대결은 존재에 대한 근본적 고민에서 시작됐다.

악을 응징하기 위한 슈퍼맨의 활동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과연 슈퍼맨이 마냥 선한 존재인지 의문을 던진다.


배트맨도 마찬가지.

마치 집안에서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살림살이 다 부서지는 꼴과 진배없는 슈퍼맨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

 

결국 보다 못한 배트맨이 슈퍼맨을 저지하기 위해 나선다.

하지만 여기에 사악한 과학자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가 끼어들면서 두 영웅은 위기에 빠지고 이를 돕기 위해 원더우먼(갤 가돗)까지 등장하며 영화는 저스티스 리그의 등장을 예고한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저스티스 리그의 밑밥 같은 존재다.

마블코믹스의 아이언맨 등 슈퍼 히어로들이 어벤저스로 결집하듯 DC코믹스의 초영웅들은 저스티스 리그로 모이게 된다.

 

어차피 현실에 없는 존재들이 활동하는 만화적 상상력에 의존한 작품인 만큼 스토리의 현실성을 논하는 것은 의미 없다.

여타의 슈퍼 히어로물처럼 이들의 액션이 얼마나 요란한 볼거리를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몇 가지 요소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배트맨이다.


슈퍼맨을 의식해서 그런지 몰라도 지나치게 볼륨을 키운 배트맨의 존재는 과거 다른 작품들에서 봤던 존재와 달리 우악스럽다.

과묵하며 날렵한 기사의 느낌보다는 잭 스나이더 감독 뜻대로 근육질의 마초 성향이 강해졌다.


배역과 어울리지 않는 캐스팅도 어색한 느낌에 한 몫했다.

밴 애플렉과 배트맨 마스크가 그다지 잘 어울리는 편이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슈퍼맨에 대한 배트맨의 증오가 설득력이 떨어지고, 모성에 대한 그리움을 집어넣어 이들의 갈등을 용해하는 과정도 공감을 얻기 힘들었다.

여기에 거대한 우주 괴물의 존재까지 더해지면서 각각의 캐릭터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하다.


오히려 원더우먼이 돋보였다.

갤 가돗이 연기한 원더우먼은 방황하는 슈퍼맨과 배트맨 사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며 독립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초영웅에 대한 사람들의 피로감을 반영한 점은 좋은 시도였지만 지나치게 음습하고 어두운 액션과 캐릭터의 부조화 등 결점이 두드러졌다.

이 때문인지 흥행 성적도 좋지 않아 간신히 손익 분기점을 넘기며 적자를 겨우 면했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입자감을 강조해 거친 질감을 의도한 영상이지만 디테일이 잘 살아 있고 윤곽선 등이 깔끔하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도가 우수해 웅장하고 요란한 소리를 각 채널에서 쏟아내며 뛰어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특히 싸움 장면에 흘러 나오는 묵직한 저음은 바로 머리 위에서 내리 찧는 듯한 둔중한 소리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배트모빌, 원더우먼 이야기, 저스티스 리그 설명, 악당 캐릭터 설명, 슈퍼 히어로들의 대결, 배트맨과 슈퍼맨의 의상, 배트맨 비밀기지, 두 캐릭터의 대결 장면, 박쥐 설명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프랭크 밀러의 '다크 나이트 리턴즈'와 댄 주겐스 & 제리 오드웨이의 '슈퍼맨의 죽음' 등 두 편의 그래픽 노블을 기본 토대로 삼았다.

슈퍼맨은 1938년 처음 만화책에 등장하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배트맨 의상은 모두 새롭게 디자인했다. 배트맨이 사용하는 도구들도 새로 설정했다.

커다란 덩치의 배트맨은 깡패 같은 자경단원처럼 거친 싸움을 벌인다. 악당들을 혼내 주지만 죽이지 않는다는 과거의 설정은 험한 세상에 맞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배트모빌은 실제로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 사용했다.

슈퍼맨을 연기한 헨리 카빌.

극 중 배트맨은 슈퍼맨보다 3인치 큰 것으로 설정됐다. 제프리 딘 모건도 배트맨 역할로 고려됐다.

갑옷으로 무장한 거대한 전사 같은 배트맨을 묘사하기 위해 밴 애플렉은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많이 늘렸다.

'특전 U보트'로 유명한 볼프강 피터센 감독도 2001년 두 영웅의 싸움을 다룬 작품을 기획했으나 촬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거짓말 탐지기 발명을 도운 심리학자인 윌리엄 마스턴이 원더우먼 캐릭터를 만들었다. 국내에서 원더우먼은 원작 만화보다 린다 카터가 주연한 TV 시리즈물로 유명해졌다.

극 중 슈퍼맨이 눈에서 내뿜는 열선은 섭씨 5,500도라는 설정이다. 크립톤 행성에서 온 일종의 생물무기인 둠스데이라는 괴물은 슈퍼맨의 열선 공격을 받고도 버텨낸다.

볼프강 피터센이 기획한 작품에서는 은퇴한 배트맨, 즉 브루스 웨인이 약혼녀를 살해한 조커를 응징하기 위해 복귀하면서 슈퍼맨과 충돌하는 설정이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2D UE) : 블루레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2D 4K UHD UE)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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