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3년, 아더 코난도일이 작품을 발표하던 '스트랜드매거진'에 단편 '마지막 문제'를 게재하자 난리가 났다.
셜록 홈즈 시리즈에 염증을 느낀 코난도일이 이 작품에서 홈즈를 죽여버렸기 때문.
2만명의 사람들이 스트랜드매거진의 구독을 중단했고, 무수한 사람들이 팔에 검은 완장을 차고 다녔다.
코난도일은 8년 동안 홈즈 시리즈를 쓰지 않다가, 1901년 셜록 홈즈의 회고록 형태로 홈즈가 등장하는 장편 '바스커빌가의 개'를 발표했다.
그만큼 '마지막 문제'와 '바스커빌가의 개'는 홈즈 시리즈에서 중요한 이정표 같은 작품이다.
특히 '바스커빌가의 개'는 공포스런 분위기 때문에 홈즈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이 영화화됐다.
영국 BBC에서 만든 TV 미니시리즈 '셜록 시즌2'(Sherlock, 2012년)는 홈즈 시리즈 가운데 중요한 3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홈즈의 죽음을 다룬 '마지막 문제'를 각색한 1시간 30여분 분량의 '라흐헨바흐 폭포'와 '바스커빌의 개', 그리고 '보헤미아 왕실 스캔들'을 각색한 '벨그레이비어 스캔들'이다.
보헤미아 왕실 스캔들도 셜록 홈즈 시리즈 마니아인 셜로키언들 사이에 중요한 작품으로 꼽힌다.
바로 홈즈가 칭송하는 여인 아이린 애들러가 나오기 때문.
아이린 애들러는 여자에게 유난히 냉담하기로 유명한 홈즈가 유일하게 높이 평가하고 아마도 연정을 품은 것으로 추정되는 여인이다.
그래서 그런지, 홈즈는 원작에서 사진을 되찾지만 범인을 잡지 못해 유일하게 실패한 사건으로 꼽힌다.
더불어 이 작품에서 왓슨은 기록자에 머물지 않고 처음으로 홈즈의 조력자로 나서 사건 해결에 일조한다.
즉, 이 작품을 계기로 콤비플레이가 시작된 셈이다.
셜로키언들 사이에 비중있는 3편의 이야기가 시즌1처럼 독특한 영상과 재치있는 구성으로 선보인다.
물론 홈즈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화면은 시즌1에서 봐서 눈에 익은 탓에 신선한 충격은 덜하지만, 여전히 톡톡튀며 돋보인다.
특히 정치적 목적의 테러와 유전공학의 문제 등 현대적 이슈들을 원작의 틀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잘 풀어냈다.
그러나 '바스커빌의 개'는 원작 소설의 공포스런 분위기가 덜 한 느낌이다.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1080i의 16 대 9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한다.
아무래도 화질이 1080p 만큼은 아니어도 전체적으로 디테일이 좋은 편이며, 색감이 필터링 영상처럼 약간 바랜 것처럼 부드럽게 표현됐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우렁한 음량으로 서라운드 효과를 확실하게 살렸다.
부록으로 19분 분량의 제작과정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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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에서 왓슨의 사건기록집을 인터넷 시대에 맞춰 블로그로 설정했다. 벨그레이비어는 런던의 중심가로, 버킹검궁전 근처에 있다.
아이린 애들러 역은 라라 펄버가 연기. 원작 소설에서 애들러는 오페라 가수로 나온다.
홈즈가 금고를 여는 장면에서 벌어지는 슬로 모션 액션은 팬텀 플렉스 카메라로 고속 촬영했다.
'바스커빌가의 개'를 현대적으로 각색해 비밀스런 장소를 음모가 도사린 군사기지로 설정했다.
홈즈 역할은 변함없이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
어찌보면 이번 시즌에서 이야기의 상당 부분은 홈즈보다 모리어티가 이끌어 가는 셈이다. 모리어티 역할은 앤드류 스콧이 연기.
셜록 홈즈의 형인 마이크로프트가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점도 원작 소설과 다른 점이다. 마이크로프트 역할은 '닥터 후' 시리즈의 작가이자 '셜록' 시리즈의 공동제작자인 마크 게이티스가 연기.
야외 촬영에도 상당히 공을 들여서 '벨그레이비어 스캔들'의 경우 강가에서 벌어진 사망 사건 추리 과정에 벽난로까지 붙어 있는 벽면 세트를 만들어 강가에 세우고 찍었다. 셜록 홈즈가 침대로 쓰러지며 방으로 전환되는 장면은 유압으로 작동하는 에어피스톤이 침대를 일으켜 세워 사람이 쓰러지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이 시리즈의 특징은 홈즈가 보고 생각하는 것을 시각화했다는 점이다. 홈즈가 관찰하거나 추리시 정지화면을 확대하거나 앵글의 변화를 주고 글자를 삽입해, 생각을 이미지화했다.
작가와 감독이 모두 셜로키언이어서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 폭포처럼 빠르게 쏟아내는 홈즈의 대사도 특징. 오히려 이 부분은 자막보다 우리말 더빙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모리어티의 휴대폰 벨소리로 비지스의 'staying alive'가 흘러 나온다.
베네딕트는 와이어에 매달려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을 직접 찍었다.
원작 소설에서 홈즈가 모리어티와 최후의 대결을 벌이는 라이헨바흐 폭포는 알프스에서 가장 긴 폭포다. 작가인 코난도일은 1892년 아내와 함께 이 곳에 여행을 갔다가 아내가 결핵진단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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