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스튜디오는 이전에도 '겨울왕국'(Frozen, 2013년)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번 시도했다.
우선 창립자인 월트 디즈니가 1930년대 '백설공주' 성공 이후 또다른 성공작을 꿈꾸며 동화에 기초한 이야기를 찾았다.
이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이끈 9명의 애니메이터, 나인 올드맨 중 한 명이었던 마크 데이비스가 안데르센 동화집을 권했다.
여기서 월트 디즈니가 선택한 작품이 바로 '겨울왕국'의 원작인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이다.
그러나 월트 디즈니는 1939년 기획단계에서 작품 번호만 붙여놓고 정작 제작을 하지 못했다.
이후 까맣게 잊혀졌던 이 작품이 다시 기획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였다.
2002년과 2009년 두 번에 걸쳐 작품화가 시도됐으나 역시 여의치 않았다.
이처럼 눈의 여왕은 여러 번 작품 시도 끝에 어렵사리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 정도로 공을 들인 만큼 작품의 시각적 완성도가 뛰어나 이 작품은 제 86회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제 71회 골든글로브와 제 67회 영국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상을 휩쓸었다.
디즈니로서는 2000년 '타잔' 이후 10여년 만에 받아보는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상이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에서 사악한 눈의 여왕은, 여동생을 아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언니로 둔갑했다.
이야기 또한 자매의 사랑과 희생에 초점을 맞춰 훈훈한 가족 스토리로 거듭났다.
단순한 줄거리를 덮는 것은 빼어난 그래픽과 훌륭한 주제가다.
픽사를 이끄는 존 라세터가 총괄 제작을 맡으면서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의 진수를 보여준다.
실제 노르웨이 답사를 다녀와 재현한 아렌델 마을의 풍경과 실사 못지 않은 컴퓨터그래픽은 바람에 휘날리는 금발 머리카락이 한올한올 보일 만큼 표현력이 섬세하다.
바람에 날리는 눈발이나 나뭇가지에 올올이 맺힌 얼음 등 자연풍경 또한 이질감 없이 너무나도 사실적이다.
더불어 아카데미 주제가상까지 받은 너무나도 유명한 주제가 'Let It Go'는 착착 감기는 선율로 영화를 받쳐줬다.
그만큼 눈과 귀과 즐거운 작품이다.
최근 국내 출시된 1080p 풀HD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영화와 화면비가 약간 다르다.
극장용 2D의 오리지널 화면비는 2.39 대 1인데,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는 3D 화면비와 같은 2.24 대 1이다.
왜 이런 화면비를 선택했는 지 모르겠지만, 그 바람에 양 옆의 영상이 미세하게 잘려 나갔다.
최신작 답게 화질은 좋은 편이다.
쨍한 화질은 반짝이는 비단결 의상의 느낌과 색감을 잘 살렸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활용도가 높아서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트롤 장면에서는 사방에서 돌 구르는 소리가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요란하게 울린다.
원래 극장에서 인트로에 등장하던 미키 마우스 영상은 부록에 별도 수록됐다.
이와 함께 HD 영상으로 제작된 디즈니 여행, 삭제장면, 뮤직비디오, 제작과정이 보고 싶다고 아우성치는 짧은 노래 영상 등이 부록으로 들어있으며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제작진은 현실감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2주간 노르웨이를 방문했고 캐나다 퀘벡과 미국 와이오밍 주를 다녀왔다.
아렌델 성은 노르웨이 오슬로의 아케르후스 요새를 토대로 그렸다. 제작진은 건물, 의상, 문양 패턴 등을 노르웨이 풍으로 그렸다.
원작은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이다. 크리스 벅과 공동 감독을 맡은 제니퍼 리는 이 작품이 감독 데뷔작이다.
아렌델 마을은 노르웨이 서해안 도시 베르겐의 브리겐을 본따서 그렸고, 아렌델 성 주변 풍경은 노르웨이 서해안의 내뢰피요르 풍경을 참고했다.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Let It Go'는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즈와 로버트 로페즈 부부가 만들었고, 영화에서는 엘사 여왕의 목소리를 연기한 이디나 멘젤이 불렀다.
디즈니랜드에서 놀이기구를 디자인한 마크 데이비스는 원래 애니메이터인 나인 올드맨 중 한 명이었다. 그가 디즈니랜드에 설치할 마법의 눈의 궁전을 디자인했다.
마크 데이비스는 월트 디즈니의 부탁을 받고 '백설공주' 이후 성공할 만한 이야기를 찾기 위해 스칸디나비아 반도로 여행을 갔다. 거기서 각종 자료들을 조사한 뒤 안데르센의 '눈의 여왕'을 디즈니에게 추천했다.
제작진은 눈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와이오밍에서 눈길을 걸어보고, 캐나다 퀘벡에서는 눈이 빛을 어떻게 반사하는 지 등을 살폈다.
한스 목소리를 연기한 산티노 폰타나는 원래 크리스토프로 오디션 봤으나 영화 제작 후 한스 역으로 바뀌었다. 한스, 크리스토프, 안나, 스벤 등의 이름은 모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이름에서 따왔다.
엘사 여왕을 맡은 이디나 멘젤은 2010년 디즈니의 전작 '라푼젤'에서 라푼젤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그때 캐스팅 디렉터가 녹화했던 영상을 참고해 이번 작품에 캐스팅했다.
애니메이터들은 순록을 스튜디오로 데려다가 움직임을 관찰한 뒤 그렸다.
엔딩 타이틀을 끝까지 보면 볼 수 있는 영상. 라푼젤은 성 문이 열릴 때 몰려드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찬조출연했다.
극장에서는 작품 시작 전에 나오는 '말에 올라타'라는 단편이 블루레이에 부록으로 따로 실렸다. 과거 '증기선 윌리' 시절의 미키마우스가 등장하는 단편인데, 특이하게도 작품 속 스크린 안에서는 흑백으로 진행되다가 스크린을 뚫고 나오면 3차원 컬러 영상으로 둔갑한다. 미키마우스로 대표되는 과거 나인 올드맨 시절의 전통과 영화를 되살리고 싶은 디즈니의 야심과 픽사 인수 이후 진일보한 컴퓨터그래픽의 결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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